하버드·해리스 공동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층 85% 지지 대비 양극화 심화

미국에서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을 맞아 상대 진영 유권자들의 반응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각)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하버드 대학과 해리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출신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 지지자들 중 소수만이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백악관에 이메일을 통해 논평을 요청했으나 회신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상대로 결정적 승리를 거두고 취임했다. 해리스는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퇴 이후 러닝메이트인 팀 왈츠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100일 남짓한 선거운동을 이끌었으나 결국 패배했다. 최종 선거 결과 트럼프는 31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해리스는 226명을 얻었으며, 공화당은 모든 경합주에서 승리했다.
하버드 대학과 해리스가 2월 19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내 등록 유권자 244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해리스 유권자의 9%만이 트럼프의 직무 수행에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공화당 해리스 유권자 중에서도 6%만 트럼프에 만족했다. 이 조사의 오차 한계는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2.0%포인트다.
반면 트럼프를 지지했던 민주당 유권자 중 12%가 자신의 선택에 만족했고, 공화당 트럼프 유권자의 85%는 만족했다. 또한, 트럼프 지지자 중 6%만이 해리스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는데, 이는 해리스 지지자 중 37%가 해리스 승리를 바란다고 답한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공화당원의 8%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더 나쁘다고 평가한 반면, 민주당원의 63%는 트럼프가 예상보다 더 나쁘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민주당원 13%는 트럼프가 예상보다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공화당원의 66%도 트럼프가 예상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이민, 그리고 최근에는 체외 수정 접근성 확대를 목표로 하는 일련의 행정명령을 통해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단행했다. 트럼프의 취임 첫 주간은 내각 지명, 로스앤젤레스 산불을 포함한 국내 재난 대응, 항공 참사 등 다양한 현안으로 분주했다. 트럼프는 또한 해외에 수감된 미국인들의 안전한 귀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이번 여론조사는 트럼프 캠프의 여론조사원인 토니 파브리지오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직면하게 될 취약점에 대해 경고한 후 발표됐다.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층도 경제 상황에 불안감을 보였다. 트럼프 캠프 내부 여론조사원 토니 파브리지오와 밥 워드가 내년 중간선거 대비 분석한 메모에 따르면, 경합 지역구 유권자 59%가 개인 재정을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지지자 중에서도 53%가 경제 불안을 표명했다.
경합 지역구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사실상 동률을 보이지만, 일반 투표에서는 민주당이 5%포인트 앞서고 있어 공화당에 위기감을 주고 있다.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연방공무원 대량 해고 등 트럼프 행정부 초기 정책에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경제 정책 지지율도 취임 후 급격히 하락했다.
정치 분석가 크레이그 아그라노프는 "트럼프가 첫 임기보다 더 단호한 접근법을 보이고 있지만, 양극화된 정치 환경과 의회 견제 속에서 정책 성과 전환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해리스 전 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자유와 공정성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국가적 성공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