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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S·X' 전격 은퇴시킨 테슬라의 도박... 100만 대 양산 ‘옵티머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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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S·X' 전격 은퇴시킨 테슬라의 도박... 100만 대 양산 ‘옵티머스’가 온다

25개 액추에이터 탑재한 ‘차세대 로봇 손’ 전격 공개... 인간 수준 ‘미세 조작’ 한계 돌파
프리몬트 공장 라인 전환... 전기차 대신 연간 100만 대 규모 ‘로봇 제국’ 건설 기지화
머스크 “옵티머스, 스스로 복제하는 폰 노이만 머신 될 것”... ‘노동의 종말’ 현실로
테슬라가 주력 전기차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전격 중단하고, 그 자리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양산 라인으로 채우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주력 전기차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전격 중단하고, 그 자리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양산 라인으로 채우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가 창사 이래 가장 파격적인 전략적 피벗(Pivot, 사업 전환)을 단행했다. 10년 넘게 테슬라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상징해 온 주력 전기차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전격 중단하고, 그 자리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양산 라인으로 채우기로 한 것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는 11일(현지시각), 테슬라 중국 법인(Tesla China)이 웨이보를 통해 옵티머스의 '차세대 손' 이미지를 노출하며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생태계의 절대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간 능가하는 ‘50 자유도’의 마법... 하드웨어 한계를 넘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옵티머스 3세대(Gen 3) 손은 로봇 공학계의 해묵은 과제였던 ‘미세 조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로봇의 활용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했다.

테슬라는 손 한쪽당 무려 25개의 구동장치(액추에이터)를 집약적으로 탑재함으로써, 양손 합계 50 자유도(DoF)라는 경이로운 움직임을 구현해냈다. 이는 기존 2세대 모델(11 자유도) 대비 2배 이상 비약적으로 향상된 수치다.

단순히 관절 숫자만 늘린 것이 아니다. 손가락 마디의 비례와 구조를 인간과 거의 일치하도록 재설계하여, 별도의 도구 개조 없이 기존 인간용 공구와 가전제품을 즉시 다룰 수 있는 ‘범용성’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옵티머스가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 옮기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정교한 전자 부품의 미세 조립이나 바느질 같은 고난도 수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초인적 정밀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 라인 뜯어내고 로봇 채운다... 연간 100만 대 ‘양산 원년’

테슬라의 공격적인 행보는 생산 기지 전략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모델 S와 X 프로그램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시점”이라며 단종을 공식화했다.

대신 프리몬트 공장의 해당 라인을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옵티머스 전용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는 기존 전기차 시장의 위기를 로봇이라는 신성장 동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다. 테슬라는 대당 제조원가를 2만 달러(약 2900만 원) 이하로 낮추기 위해, 로봇이 직접 로봇을 조립하는 공정을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통해 테슬라가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로봇 제국’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폰 노이만 머신’의 꿈... 자가 복제 문명의 서막


머스크 CEO는 11일 엑스(X)를 통해 "옵티머스는 스스로를 복제하여 어느 행성에서든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 사상 첫‘폰 노이만 머신(Von Neumann machine)’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로봇이 스스로 자원을 조달하고 수리하며, 다시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노동력 대체를 넘어 인프라 구축 비용이 제로(0)에 수렴하는 '한계 비용 제로 사회'로의 진입을 앞당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테슬라는 거대한 자동차 양산 경험과 자체 AI 칩(AI5)을 무기로, 오는 2026년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 체제 가동을 통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번 차세대 손의 공개는 옵티머스가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과 가정으로 침투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머스크의 호언장담처럼 로봇이 스스로 문명을 일구는 시대가 도래할지, 전 세계의 시선은 이제 2026년 가동될 프리몬트의 로봇 양산 라인으로 쏠리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