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금리인하 전면수정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생산 현장에서의 원료 등에 들어가는 재료의 물가를 지수화한 것으로 일정 시간 이후 소비자물가 CPI에 영향을 준다. 미국 연준 FOMC는 금리인하 또는 금리동결 등 통화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와 고용을 가장 중요하게 참고한다. 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물가가 내리면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된다. 고용이 위축되면 금리를내리고 반대로 고용이 뜨거우면 금리를 올리게 된다.뉴욕증시가 CPI와 PPI등 물가지수를 예의주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PI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 도매 물가지수 PPI는 연준 FOMC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 지표로 참고하는 것으로 향후 금리인하 또는 금리동결 그리고 금리인상등의 바로미터가 된다. 특히 PPI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간의 대량거래에서 형성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 작성하고 있다.
PPI 물가지수란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지수이다. 제조업자가 판매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서 계산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통상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 못지 않게 중요한 지수이다.
PPI 물가 계산에 포함되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농수산물, 광산품, 공산품, 섬유 및 가죽 제품, 목재, 석유화학제품, 플라스틱과 전자 전기제품, 운송장비, IT 등으로 포괄적이다. 물가발표에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채금리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등 가상 암호화폐가 요동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며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0%)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지난 12월(0.5%↑)과 1월(0.6%↑) 상승 흐름에 일단 제동이 걸리면서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0.3%↑)를 하회했다.
2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3.2% 오르는 데 그치며 시장예상치(3.3%)를 밑돌았다.
식품·에너지·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시장예상치(0.3%↑·3.3%↑)를 하회했다.
2월 CPI에 이어 PPI까지 인플레 둔화세를 나타냈지만 시장은 별다른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효과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지표라는 점에서 물가 관련 우려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노동부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2% 상승했다.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3.0%, 전월 대비 0.5% 상승한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이 둔화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2.4%로 낮아졌다가 지난 1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며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를 키운 바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2021년 4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근원지수는 대표지수에서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반영한다고 여겨진다. 대표지수 및 근원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및 전월 대비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 하회했다. 주거비가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전체 월간 지수상승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항공요금(-4.0%)과 휘발유 가격(-1.0%)이 하락해 주거비 상승을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물가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경기침체를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커지며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최근 소비자 설문조사 등에 기반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것과 달리 실제 인플레이션 지표는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월가에서는 물가 관련 우려를 일단은 한숨 덜 전망이다. 2월 지표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효과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관세 정책의 물가 상승 압력 우려를 반영, 지난주 2025년 4분기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9%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 후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은 강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6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7%포인트 오른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관세 조치와 맞물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곤란스러운 상황에 놓여있었던 백악관은 이날 발표에 반색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발표된 C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아래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최고 지표인 근원 소비자 물가는 4년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인플레이션 보고서와 지난주의 일자리 발표는 언론 및 소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월등하게 낫다"라면서 "언제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을 하는 것을 중단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1기 때 성공적으로 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규제 완화와 에너지 분야의 지배를 통해 물가를 낮추고 바이든 정부가 만든 경제 및 인플레이션 악몽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되는 품목의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PPI는 기업 서비스물가 지수와 함께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엔 환율은 PPI 발표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환율은 9시5분께 154.120엔까지 밀렸다. PPI 상승률이 커지자 일본은행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채권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췄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향후 기준금리 수준과 연관된 스왑 투자자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는 직전의 0.36%포인트에 비해 낮아진 수준으로, 올해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셈이다.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한 차례만 인하할 확률을 69%로 반영했다. 하루 전의 57%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물가 지표의 급등이 계절적 조정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투자전략가들은 "올해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15%이며 지표 발표 이후 오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