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비트코인, 8만 달러 이하로 '뚝'...4개월 만에 최저치

글로벌이코노믹

비트코인, 8만 달러 이하로 '뚝'...4개월 만에 최저치

2020년 1월 27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비트코인 모조품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1월 27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비트코인 모조품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
비트코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친(親)암호화폐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관세 전쟁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 10일(현지 시각) 뉴욕 시장에서 4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5시 47분 현재 전일 대비 5.7% 내린 7만8386.17달러에 호가됐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9.83% 급락한 1845.11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장 후반 한때 7만7480달러까지 저점을 낮추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솔라나와 카르다노 및 리플 등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 비축 후보로 언급했지만 행정명령에는 언급되지 않은 토큰들의 낙폭은 더 컸다.
또한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17.58%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마이클 세일러 회장의 스트래티지 주가는 16.7% 급락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투자로 명성을 얻은 기업으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세금으로 암호화폐를 직접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정부의 비트코인 직접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기관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유동성 제공업체 B2C2의 니콜라이 카르펜코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암호화폐 준비금 발표가 처음에는 낙관론을 불러일으켰지만, 거시 상황 악화와 관련한 공격적인 매도 속에서 랠리가 빠르게 무너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금은 형사 및 민사 소송 사건에서 압수된 코인들로 조성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약 17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약 4억 달러 상당의 다른 토큰을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BTSE의 제프 메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트코인이 향후 몇 주 안에 7만~8만 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관세 전쟁이 끝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재개할 때만 암호화폐 가격이 이전 사상 최고치를 향한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비축량을 확보하려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와이즈 애셋 매니지먼트의 매트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시장이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즉시 10만~20만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장이 단기적으로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건은 백악관의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의 X(옛 트위터) 게시 글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가 "납세자들에게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예산 중립적인 방식으로 추가 비트코인을 확보할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이 향후 비트코인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자산이 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다른 정부들도 미국의 선례를 따라 자체적으로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건은 "시장이 곧 안정을 되찾고 사실상 이번 조치가 비트코인과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 장기적으로 강세 신호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