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연루 의혹 '이타우과'호...제재 칼날, 그림자 함대 폐선 거래 '급제동'
불안에 떠는 방글라데시 재활용 업계...'제재 불똥' 어디로 튈까?
불안에 떠는 방글라데시 재활용 업계...'제재 불똥' 어디로 튈까?

미국 재무부가 30만 재화중량톤(dwt)급 원유 운반선 '이타우과(1997년 건조)'와 최종 소유주인 '이타우과 서비스'에 내린 이번 제재는,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다른 그림자 함대 유조선 확보에 관심을 보이던 선박 부족에 시달리는 재활용업체들을 크게 동요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 소식통은 트레이드윈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재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 정도 규모의 선박이 갑작스럽게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타우과'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회사 PDVSA와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앞서 트레이드윈즈는 '이타우과'가 또 다른 VLCC인 '마르티나(1996년 건조)'와 함께 차토그람 해변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마르티나'는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예정대로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는 폐선 시장, 특히 그림자 함대 선박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림자 함대는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며 활동하는 선박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브로커는 "재활용업체들은 이제 그림자 함대 선박을 취급하는 데 훨씬 더 신중해질 것"이라며 "이번 제재는 분명히 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폐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트레이드윈즈는 지적했다. 그림자 함대 선박은 통상적으로 위험 부담 증가를 반영하여 높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이번 제재로 인해 해당 선박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경우 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의 한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제재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만약 '이타우과'의 매각이 최종적으로 무산된다면, 해당 선박은 상당 기간 동안 계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선박 소유주에게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다른 해체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건은 그림자 함대 선박의 폐기와 관련된 복잡성과 잠재적 위험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방의 제재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이러한 선박을 거래하고 해체하는 과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