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자동차 관세 완화 공식 확인 뉴욕증시 비트코인 "PCE 물가 예상밖 폭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관세 완화를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월 스트리트 저널(WSJ)의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대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CNN이 29일 보도했다. 이는 곤경에 처한 자동차산업에 또 다른 잠재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대한 정책 반전이라 할 수 있다.
WSJ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시행 중인 다른 관세와 중복되지 않는 새로운 관세 체계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었다. 현재 거의 모든 수입차에 25%의 관세가 붙어 있고, 자동차에 많이 사용되는 두 가지 금속인 철강과 알루미늄에도 25%의 관세가 붙어 있다.
미국 개인소비지출(PCE)물가의 예상밖 폭발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인하 전면 재조정설니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시장, 미국 국채 시장 등은 트럼프 '관세폭탄' 폭풍 속에서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뉴욕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는 1분기 실적 시즌 중 가장 바쁜 한 주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소속 기업 중 180개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M7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플랫폼스가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하며 다우지수에 편입된 기업 11곳의 실적도 예정돼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157개가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6%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결과를 반영한 혼합 성장률은 8%로 1분기 말 기준 예상치인 7.2%를 웃돌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는 미국에 투자하고 국내 제조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제조업체들에게 부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큰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의 내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2번째 임기 첫 100일을 맞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미시간주를 순방할 예정인 29일에 이 거래가 공식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산업과 우리에게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을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대통령의 리더십이 GM 같은 기업들의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고 미국 경제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믿는다. 대통령과 행정부와의 생산적 대화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29일 아시아에 상장된 자동차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3.6%, 혼다는 1%, 닛산은 2.3% 상승했고, 한국의 현대차는 1.2%, 기아차는 2% 이상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대적인 연방정부 인력 감축에 나선 가운데 연방정부 직원 수가 100만명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준)의 M. 멀린다 피츠 연구원은 21일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간접 고용 인력을 포함한 전체 연방정부 직원 수가 정부의 인력 감축 조치와 고용 동결, 조기퇴직 옵션 등으로 인해 최대 120만 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피츠 연구원은 "연방정부 인력 규모를 고려할 때 고용 수준의 감소는 노동 시장 결과에 주목할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피츠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연방정부에 직접 고용된 직원 수는 240만명이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계약 및 보조금을 통해 연방정부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고용된 직원 수가 올해 2월 8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에 따라 인력 감축 조치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직원 수도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지난 2월 말 발표한 분석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인력 감축 작업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일자리 손실이 올해 말까지 총 53만5천개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 정부 기관의 지출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작업을 이끌어왔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단기 급등 이후 조정 심리가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공회전한다는 점도 투심을 억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4.09포인트(0.28%) 오른 40,227.5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4포인트(0.06%) 상승한 5,528.75, 나스닥종합지수는 16.81포인트(0.10%) 밀린 17,366.13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확인했다.
베선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 측에 전화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중국과 관련해선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며 "이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에서도 지금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는 않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 그들이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전화 통화를 했으며 미국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베선트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의 발언과 결이 다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내가 아는 한 두 정상 사이에 전화 통화가 없었다"며 중국은 현재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바클레이즈의 조너선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하는 조짐"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대부분 논의에 불과하고 무역 협상에서 미국 경기 침체를 피할 만큼의 구체적인 모멘텀이 나타날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 주가지수는 장 중 낙폭을 1% 이상으로 늘리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는 -1.46%, S&P500 지수는 -1.02%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최근 주가지수가 급반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성 조정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나스닥 지수는 6%, S&P500 지수는 4% 이상 오른 바 있다. 이번 주 증시 분위기는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의 실적이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플랫폼스의 실적이 발표된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M7 실적이 이번 주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기술이 소폭 하락했다. 1% 이상 등락한 업종은 없었다.
M7 중에선 애플과 메타, 테슬라가 강보합이었다. 반면 엔비디아는 2% 이상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중국 기술기업 화웨이가 엔비디아 주력 제품 H100 칩을 대체할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악재가 됐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투자은행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주가가 2.44% 올랐다.
대형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HSBC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손절'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천150달러에서 700달러로 대폭 낮춰 잡은 뒤 약보합을 기록했다. 미국 정보기술 기업 IBM은 주가가 1.61% 올랐다. IBM은 이날 향후 5년간 미국에 1천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피자 체인 도미노피자는 강보합을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큰 탄력을 받지는 못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2분기(4~6월) 민간으로부터 5천140억달러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초 제시했던 1천230억달러에서 대폭 상향된 규모다. 재무부는 2분기 초 현금잔고가 예상보다 낮아진 점과 순현금 흐름 전망치가 낮춰진 점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7.5%로 전날 마감 무렵과 대동소이했다. 25bp 인하 확률 또한 57.2%로 같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1포인트(1.25%) 오른 25.15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둔 가운데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펼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미국 자산 시장에서의 '성적표'는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속에 미국의 주가와 국채 가격, 달러 가치가 모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최근 나타났고 미국 실물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주 대비 7.8%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직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 수혜 자산이 랠리를 펼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연출됐고, 세계적 경기 둔화 우려에도 미국 자산은 강세를 보이는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일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등 무차별 관세 폭탄을 쏟아내면서 시장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S&P 500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대비 16.9% 급락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태도와 무역 합의 기대감에 낙폭이 줄어들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4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도 규모가 600억 달러(약 86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간 증시뿐만 아니라 달러 가치와 미 국채 가격도 동반 하락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가 펼쳐졌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주 대비 9% 넘게 떨어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만 해도 주로 108 위에서 머물렀던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100 아래로 떨어졌고 99.2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달 4일 3.85%를 찍은 뒤 11일 4.58%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4.22%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고공행진을 했으며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500.10달러를 찍었다. 금값은 최근 일부 조정을 받고 3,313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실물 경제에도 조만간 관세 여파가 닥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오는 30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관세 여파 등으로 인해 1분기 미국 GDP가 0.4%(전분기 대비 연율) 증가에 그쳤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2.4%)와 비교해 급감한 것이며 2022년 2분기(+0.3%)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에 해당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의 월례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안에 침체할 확률에 대한 전망(중간값)은 지난달 30%에서 이번 달 45%로 올라갔다.
월마트·타깃 등 미국 대형 소매업체 대표들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관세로 매장이 텅텅 빌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은 하나의 국가 이상이며 보편적 브랜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이 브랜드가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달리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꿈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100일 만에 투자자들이 미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면서, 무역정책으로 미국 시장에 항구적인 타격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다만 미국의 시장 규모와 경제 저력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자산 매도가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29조 달러(약 4경1천조원)에 가까운 미 국채 시장을 대체할 자산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자산운용사 찰스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는 현 상황에 대해 "미국 시장과 경제 체제에 불가역적인 타격을 가했는지는 실존적 질문"이라면서도 "아직 장기적 답은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상승하면서 두 달 만에 9만5천달러선을 탈환했다. 지난 1월 20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10만9천100달러대와의 격차도 좁혔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에만 약 12% 상승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뉴욕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에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달러 약세화가 드러나면서 그동안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기술주와 다르게 움직였고, 오히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해 나가는 금과 함께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며칠 새 무역 전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하면서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가 이끄는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하며 2030년까지 목표 가격을 상향조정해 기존 150만 달러에서 240만 달러로 올려잡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