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백악관 주변에 초고가 프라이빗 클럽 '이그제큐티브 브랜치' 개장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투자사 1789캐피털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회원제 클럽을 워싱턴DC 인근에 설립할 계획이다. 이 클럽의 회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50만달러(약 6억9000만원)의 가입비와 별도의 연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클럽 공식 웹사이트는 “이그제큐티브 브랜치는 초청제로만 회원을 받으며 현재 대기 명단은 폐쇄됐고 연 단위로 검토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클럽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친분을 원하는 재계 및 기술계 인사들을 겨냥한 초호화 사교 공간으로 알려졌다.
포춘은 “회원들에게는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며 “백악관 고위층과의 접근권을 사실상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정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첫 임기 당시 내세웠던 ‘워싱턴의 늪을 말리겠다’는 정치 구호가 무색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클럽의 창립 멤버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공지능·가상자산 정책 고문인 데이비드 색스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색스는 “내 친구들이 새로 출범한 프라이빗 클럽을 축하한다”며 “이그제큐티브 브랜치의 출범을 환영한다”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포춘은 “이 클럽은 트럼프 평화특사인 부동산 재벌 스티브 위트코프의 아들들과도 연계돼 있다”며 “정치·경제계 소수 특권층을 위한 워싱턴 사교 클럽 중 가장 고급스러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100일 동안 기록적으로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돼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소비자 신뢰지수는 팬데믹 초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포춘은 “이그제큐티브 브랜치 출범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혼선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관세 정책의 일관성 부족으로 기업들이 백악관에 예외를 요구하기 위해 로비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지지층 중 일부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 “백악관은 재벌의 전초기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