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쉬인 등 해외직구 플랫폼, 미국 내 판매자 전환과 가격 인상 불가피
최대 150% 관세 부담에 직면... 미국 소비자 가격 인상 현실화
최대 150% 관세 부담에 직면... 미국 소비자 가격 인상 현실화

5월 2일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미국으로 배송되는 소형 소포에 최대 120%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테무(Temu)와 쉬인(Shein) 등 중국 소매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이다.
PDD 홀딩스 산하의 온라인 플랫폼 테무는 미국 내 비즈니스 모델을 현지 주문 처리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고객에 대한 모든 판매가 이제 미국 내 판매자에 의해 처리되고 국경 내에서 주문이 이행된다는 의미다.
테무는 "플랫폼에 가입할 미국 판매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지역 상인들이 더 많은 고객에게 도달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됐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는 800달러 미만 패키지에 대한 수입 관세를 면제해주던 'de minimis' 조항 종료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면제 제도는 중국 플랫폼들이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저가 상품을 배송하는 초저비용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었다.
기존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주로 두 가지 모델을 운영해왔다. '완전 위탁 모델'에서는 중국 판매자가 온라인 플랫폼의 국내 창고로 제품을 배송하면 플랫폼이 가격 설정부터 통관, 고객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했다. '하프 위탁 모델'에서는 판매자가 제품 목록과 물류를 담당하고, 플랫폼은 프로모션과 운영 지원을 제공했다.
중국 선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한 임원은 "업계 추세는 점차적으로 완전 위탁 모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판매자가 자체 배송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플랫폼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에는 현지 제3자 판매자와 직접 배송을 처리하는 중국 판매자가 플랫폼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틱톡 숍 등 중국 플랫폼들은 관세 면제 종료를 앞두고 미국 고객들을 위한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테무는 미국 외부 창고에 보관된 제품에 대해 제품 가격의 150%에 달하는 관세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쉬인은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관세의 일부를 자체 흡수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에 약 50%의 관세만 추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초 예고 없이 이 면제 제도를 종료했다가 세관 혼란으로 3개월간 유예했었다. 그러나 5월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배송되는 소형 소포는 최대 120%의 관세 또는 패키지당 100~200달러의 고정 수수료가 부과된다. 관세는 6월 1일부터 더욱 인상될 예정이다.
한 중국 화물 운송업체는 5월 2일 이후 미국 항구의 검사율이 약 7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제 상품을 발송하기 전에 제품 가격에 추가로 150%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에는 화물 운송업체가 통관을 처리했지만 이제는 감히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 중국 플랫폼들은 이번 무역 규제에 완전히 준비가 안 된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최소 면제 제도 개혁 논의는 202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고 2024년에 본격화됐다. 이에 쉬인, 테무, 알리익스프레스는 2023년 초부터 미국 현지 판매자 모집을 시작했지만, 진전이 더뎠다.
이번 관세 면제 종료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미국 시장 공략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며,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중국 제품 가격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