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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 부과…車 가격·보험료 줄줄이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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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 부과…車 가격·보험료 줄줄이 인상 불가피

포드자동차 조립공이 지난 2022년 1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어번에 위치한 트럭 공장에서 F-시리즈 픽업트럭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드자동차 조립공이 지난 2022년 1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어번에 위치한 트럭 공장에서 F-시리즈 픽업트럭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내 자동차 가격과 수리비, 보험료 등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NYT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발표한 ‘국내 제조업 진흥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달 초부터 시행된 완성차 관세에 이은 두 번째 관세 조치”라며 이같이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관세는 미국 내 생산 차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조립되는 자동차도 엔진, 변속기,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을 장려하며 외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는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캐나다·멕시코산 부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기존 관세와는 별도로 운영되며,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일부 부품에 한해 관세가 면제된다.

관세 시행 전부터 가격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차량을 서둘러 구매하면서 신차 가격은 이미 인상된 상태다. 중고차 수요도 덩달아 늘어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부품 가격 상승은 수리비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혼란에 빠졌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관세와 관련해 “와셔나 배선, 카펫 같은 단순 부품조차 미국 내에서 구매가 어렵다”고 지난달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컨설팅업체 KPMG의 미국 자동차산업 담당 리더 레니 라로카는 “부품 공급업체들은 이미 수익성이 낮은 상태이며 이번 관세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GM은 이번 조치로 인해 올해 최대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M은 관세 영향을 반영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샤와에 위치한 픽업트럭 조립라인의 세 번째 교대조를 폐지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이 조치로 조합원 700여명이 감원되고 부품업체 근로자 약 1200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제조 기반이 미국 내에 집중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영향이 다를 전망이다. 테슬라와 포드는 비교적 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판매 차량을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포드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약 80%를 자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반면, GM은 미국 내 생산 차량의 절반 이상이 수입 부품에 의존하고 있으며 캐나다·멕시코·한국 등에서 완성차를 수입하고 있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볼보 역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공장이 있지만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이 높아 관세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일리노이주에서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리비안 역시 배터리를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구조라 타격이 예상된다.

콕스오토모티브는 “3만 달러(약 4000만원) 이하의 차량 중 약 80%가 이번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혼다 시빅, 토요타 코롤라, 쉐보레 트랙스 등 인기 모델도 포함된다.

NYT는 “자동차업체들은 현재까지는 재고 물량을 활용해 가격 인상을 늦추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며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올해 실적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