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페리언 조사 결과 X세대 27%·밀레니얼 28% 부채 부담 호소...Z세대(18%)·베이비붐 세대(15%)보다 높아

지난 6일(현지시각)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정보회사 엑스페리언의 최근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28%와 X세대의 27%가 갚을 수 없는 무담보 빚을 안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Z세대(18%)와 베이비붐 세대(1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엑스페리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2024년 3분기 기준 총 17조5700억 달러(약 2경4500조 원)의 빚을 지고 있다. 전체 미국인의 25%는 "갚을 수 없는" 무담보 빚에 직면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빚 부담을 더 많이 느꼈다. 여성 응답자 넷 중 하나가 갚을 수 없는 빚을 보고한 반면, 남성은 다섯 중 하나만 같은 응답을 했다.
H&R 블록의 '2024 미국인 생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X세대는 여러 세대 중 가장 많은 신용카드 빚을 졌다. 반면 Z세대는 빚 규모는 작지만, 심리적으로 더 큰 "부담"을 느꼈다.
◇ '낀 세대' X세대, 연로한 부모·대학생 자녀 부양 이중고
1965년에서 1980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낀 '낀 세대'로 불린다. 이들은 연로한 부모와 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해 이중고에 시달린다.
테네시 대학교 마틴의 금융 이해력 강사인 알렉스 빈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X세대에서 갚을 수 없는 무담보 빚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이 두 세대 모두 직업 경력에서 수입이 늘고 나이에 따라 최고점에 달했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X세대는 생활 방식을 유지하려고 빚에 더 많이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금융 전문가이자 마이클라이언머니닷컴 창립자인 마이클 라이언은 "X세대는 돈 관리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여행에 실패한다"며 "한 세대의 수입으로 세 세대의 삶을 충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 파워스 파이낸셜 그룹 창립자인 드류 파워스는 "X세대는 베이비붐 세대 부모를 돌보는 비용과 자녀의 대학 등록금, 자신의 주택담보대출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물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임금이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많은 X세대가 일상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점점 더 많은 빚을 진다"고 덧붙였다.
9i 캐피털 그룹 대표이자 9이닝스 팟캐스트 진행자인 케빈 톰슨은 "X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처럼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지 않지만, 40대와 50대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며 속도를 맞춘다"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노후 저축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려고 열심히 일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영원히 일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체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엑스페리언의 공공 교육 및 옹호 담당 선임 이사인 로드 그리핀은 "시계추는 빚 상환에 더 많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 쪽으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꽤 오랫동안 신용카드 빚 수준이 늘어나는 것을 봤지만 사람들이 그런 지불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강했다. 이제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한편 엑스페리언의 공공 교육 및 옹호 담당 선임 이사인 로드 그리핀은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그동안 신용카드 빚이 계속 늘어났지만, 사람들이 이를 갚을 능력도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경향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