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 이후 협상 개시 전망…군사 협력 강화 기대
FA-50 추가 도입 등 방산 협력 발판 마련
FA-50 추가 도입 등 방산 협력 발판 마련

필리핀 현지 유력 언론 필 스타(Phil Star)가 지난 9일(현지시각) 필리핀군(AFP) 참모총장이 최근 이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필리핀 국방부 장관 역시 논의 시작 계획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로메오 브라우너 주니어(Romeo Brawner Jr.)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9일 발리카탄(Balikatan) 연합훈련 폐회식에서 필리핀이 VFA 체결을 목표로 하는 여러 국가 중 한국을 언급했다. VFA는 양국 군대가 상대방 영토에 배치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군사 협정이다.
브라우너 총장은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미 뉴질랜드와 방문군 지위 협정(Status of Visiting Forces Agreement)에 서명했으며, 곧 캐나다, 프랑스와도 서명할 예정이며, 바라건대 한국과도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발리카탄 훈련에 한국을 포함한 19개국이 참관국으로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논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네덜란드, 체코,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4개 유럽 국가는 처음으로 참관국으로 참여했다.
◇ 한국 대선 이후 논의 본격화
길버트 테오도로(Gilbert Teodoro)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의 협정 논의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우리는 범위를 정하고 선거 이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한국의 선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한국과의 기존 군사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VFA 체결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그들과 상호 운용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특히 해군 작전 분야에서의 협력과 한국으로부터 도입한 FA-50 항공기를 예로 들었다.
FA-50은 필리핀이 한국에서 구매한 초음속 경전투기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 12대를 모두 인도받았다. 필리핀은 현재 잠재적으로 400억 페소(약 1조 104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FA-50 블록 20 전투기 12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군사 협력 다변화 및 방산 외교 확대
한국과의 VFA 체결은 필리핀이 다른 국가들과 맺고 있는 유사한 협정에 추가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필리핀은 현재 미국, 호주와 VFA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과는 유사한 상호 접근 협정(Reciprocal Access Agreement)을 맺고 있다. 지난 4월 30일에는 뉴질랜드와 VFA를 체결했으며, 이 협정은 상원 비준 이후 발효된다.
금요일에 종료된 올해 발리카탄 훈련에는 필리핀군 약 5000명과 미군 약 1만 명이 참가해 루손, 팔라완, 비사야스, 민다나오 전역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타갈로그어로 '어깨를 나란히'라는 뜻의 이 훈련에서는 미사일 방어 훈련, 상륙 저지 실사격, 해상 타격 능력 등 다양한 군사 작전을 실시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 국방부가 필리핀과의 VFA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주필리핀 한국 대사관은 공식 제안이 진행 중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당시 대사관은 이상화 대사가 "한국에서 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제가 광범위하게 탐구되었다는 의미이지만... 그가 언급할 수 있는 어떠한 진전이나 세부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필리핀은 2024년 10월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으며, 여기에는 해안경비대 간 협력 강화와 필리핀 군 현대화에 대한 한국의 지원 약속 등이 포함되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은 방산·군사·경제·인프라 등 전방위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번 VFA 추진은 필리핀의 대외 군사협력 다변화 전략과 한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방산 외교 확대가 맞물려, 양국 군사관계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필리핀은 한국산 전투기, 군함, 미사일 등 방산 수입국이자,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