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70~80%가 중국서 제조"... 수십억 달러 산업 타격 우려
게임 출판사들 "미국 제조 인프라 부족"... 소규모 제작사·다양성 더 큰 타격 예상
게임 출판사들 "미국 제조 인프라 부족"... 소규모 제작사·다양성 더 큰 타격 예상

테이블탑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국제 단체인 GAMA(Game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전무 이사 존 스테이시는 "관세가 무기한 계속된다면, 우리 산업은 더 이상 현재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 본사를 둔 많은 게임 회사들은 문을 닫거나 해외로 사업을 이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카드, 보드, 미니어처 및 롤플레잉 게임을 포함하는 글로벌 테이블탑 게임 시장의 가치를 약 200억 달러로 추정하며, 2030년까지 3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145%에 달하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는 이러한 성장 전망을 무산시킬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이블탑 게임의 약 70~80%가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다. 스테이시는 "비용 이점, 게임 제작을 위한 원자재 접근성, 지난 수십 년 동안 구축된 제조 인프라를 감안할 때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많은 미국 게임 퍼블리셔가 시장에 진입할 무렵에는 국내 제작 옵션이 제한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 제조업을 다시 가져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스티브 잭슨 게임즈의 CEO 메러디스 플라코는 "의지가 있더라도 장비, 노동력 및 일정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만드는 제품 유형에 대한 제조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철강과 반도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종이 제품, 마분지, 나무 토큰, 플라스틱 트레이 및 색상이 일치하는 잉크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이블탑 게임 업계와 중국의 관계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의 성장으로 더욱 심화됐다. 킥스타터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퍼블리셔들은 전통적인 소매업체를 우회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며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판타지 작가 브랜든 샌더슨이 제작한 롤플레잉 게임은 2024년에 1,5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 성공이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싱가포르 기반 게임 퍼블리셔 CMON은 1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음에도 4월 24일 신규 게임 개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매출이 17% 감소하면서 3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은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업계의 다양성을 높여온 소규모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화책 업계의 크라우드 펀딩 선구자인 아이언 서커스 코믹스의 C. 스파이크 트로트만은 "접근성은 항상 출판계에서 소외된 목소리를 더 많이 끌어들이는 주요 요소였으며, 이러한 접근성을 차단하는 것은 이미 달성된 진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게임사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윙스팬'과 '사이드' 등 인기 게임의 퍼블리셔인 스톤마이어 게임즈는 4월 21일 연방법원에 관세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에 합류했다.
회사 설립자 제이미 스텍마이어는 "중국의 신뢰할 수 있는 장기 파트너와 함께 제조에 10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전례 없는 14.50달러의 관세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생계와 미국의 소상공인, 그리고 고객들이 정치 게임의 볼모처럼 취급되는 것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연말연시 쇼핑 시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윙스팬'의 디자이너 엘리자베스 하그레이브는 "우리는 가처분 소득이 있는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산업"이라며 "크리스마스에 장난감과 게임을 원한다면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