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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녹 가스 50억 달러 가스 프로젝트, 글로벌 EPC '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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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녹 가스 50억 달러 가스 프로젝트, 글로벌 EPC '4파전'

UAE 아드녹 가스, '리치 가스 개발(RDG)' 대규모 인프라 투자
원유 증산 따른 부가 가스 처리 필수…글로벌 EPC 본계약 임박
파테마 알 누아이미 아드녹 가스 최고경영자. 사진=아드녹 가스이미지 확대보기
파테마 알 누아이미 아드녹 가스 최고경영자. 사진=아드녹 가스

중동 국영 에너지 대기업 아드녹(Adnoc)의 자회사인 아드녹 가스가 발주한 약 50억 달러(약 7조 35억 원) 규모의 가스 시설 확장 프로젝트 핵심 계약 확보를 두고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대기업 4곳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업스트림 온라인 보도에 따르면 경쟁하는 4대 대형 계약사는 △이탈리아 사이펨(Saipem) △프랑스 테크닙 에너지(Technip Energies) △영국 페트로팩(Petrofac) △아랍에미리트 NPCC다. 이 프로젝트는 아드녹의 대규모 'P5 증산 프로그램'에 따른 전략 사업으로, 각 사가 중동 지역에서의 풍부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원유 증산 연계 '리치 가스 개발'…필수 인프라 구축


아드녹은 2027년까지 현재 일일 생산량에서 15만 배럴/일을 증대하여 총 일일 500만 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달성하는 'P5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유와 함께 자연스럽게 생산되는 '부가 가스(associated gas)' 양이 대폭 증가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번 '리치 가스 개발(RDG)' 프로그램은 바로 이 추가 수반 가스 처리를 위한 대규모 지상 가스 시설(서피스 플랜트) 신설과 확장 사업이다.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해상과 육상 주요 유전지인 다스 아일랜드(Das Island), 아사브(Asab), 부 하사(Bu Hasa), 합샨(Habshan) 등지에서 가스 생산·처리·수송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신설하는 사업으로 진행되며, UAE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수출 경쟁력 높이기에 기여함을 목표로 한다.

원유 증산 시 가스 플레어링(연소 배출)에 따른 환경적·경제적 손실을 막고, 생산된 부가 가스를 고부가가치 에너지원(LNG, 화학제품, 발전용 등)으로 활용하는 데 중요하다.

◇ 50억 달러 사업 구체적 윤곽…경쟁 치열


프로젝트 주요 공사 범위는 기존 가스 처리 플랜트 용량 증설(압축, 분리, 정제 등)과 신규 설비 설치, 해상과 육상 가스 파이프라인 신설과 업그레이드, 저장 탱크, 압축기, 펌프 스테이션 등 부대 설비 구축을 포함한다. 공정 전반에 걸친 EPC(설계·조달·시공) 전체를 포괄하며, 실시간 모니터링, 자동화, 에너지 효율화 등 스마트 플랜트와 디지털 솔루션 도입을 통한 효율성 증대도 계획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여러 개 패키지로 나뉘어 발주되며, 일부 패키지는 이미 FEED(기본설계)가 완료돼 EPC 본계약 체결이 임박했다. 입찰 경쟁은 각 계약사의 중동 지역 실적, 기술력, 현지화 전략, 가격 경쟁력 등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펼쳐지며, 발주처인 아드녹은 현지 기업 참여, 기술 이전, 현지 고용 창출 등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2025년 하반기에서 2026년 초 착공이 예상되며, 전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UAE와 중동 에너지 산업, 나아가 글로벌 EPC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 7위 원유 생산국인 UAE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수출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기존 노후 인프라를 최신 설비로 업그레이드하여 앞으로 수십 년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EPC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투자와 기술 협력 확대를 촉진하고 현지 인력 양성과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EPC 시장에서는 중동 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며,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중동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앞으로 하위 패키지 또는 추가 발주 시 참여 기회가 예상된다. 천연가스가 석유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브릿지 에너지'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이번 아드녹의 대규모 가스 인프라 투자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중동이 여전히 핵심 에너지 공급지로서 위상을 유지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