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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와 무역협상 속 브라질산 대두 수입 확대... 미국 의존도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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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와 무역협상 속 브라질산 대두 수입 확대... 미국 의존도 축소

브라질 대두 수출업체 5곳 등록 재개, 남미 농산물 수입 다변화 가속화
라틴아메리카 지도자 베이징 회담 앞두고 식량안보 전략적 협력 강화
2023년 2월 9일 브라질 고이아스 주 루지아니아의 한 농장에서 수확하는 동안 대두가 트럭에 적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2월 9일 브라질 고이아스 주 루지아니아의 한 농장에서 수확하는 동안 대두가 트럭에 적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지속하는 가운데, 남미 국가들로부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며 식량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세관 당국에 따르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지난주 브라질 대두 수출업체 5곳의 등록을 재개하여 본토로의 선적을 재개할 수 있게 했다.

지난 1월 중국은 살충제로 코팅된 대두를 반복적으로 적발한 후 브라질 기업 여러 업체의 수출 자격을 정지했었다. 이 중 3개 회사는 2024년 브라질의 대중국 총 대두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던 주요 공급업체였다.

바클레이 은행의 경제학자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대두 공급국이 된 브라질과 같은 국가로부터 더 많은 것을 수입하면서 대두 수입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와 같은 다른 농산물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고조된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중국이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주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는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대외무역과 농산물 시장을 담당하는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으며, 아르헨티나 아시아-태평양 상공회의소와 더 많은 콩, 옥수수 및 식물성 기름을 구매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수석 중국 경제학자인 쉬톈첸은 "우리는 앞으로 중국이 이 지역의 인프라와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라틴 아메리카는 중국 기업이 덜 공략하는 시장 중 하나이며 투자는 증가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는 그 퍼즐에서 더 중요한 조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5일간의 국빈 방문을 위해 중국에 도착하기 직전에 이루어졌으며, 13일에는 라틴 아메리카 지도자들의 모임이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국은 브라질과 페루 챈카이의 초대형 항구를 연결하는 철도를 포함한 일련의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으며, 같은 달 총 생산량은 600만 톤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쳐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쉬 경제학자는 이것이 미국과 브라질의 파종 계절의 차이로 인한 "단기적인 마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량이 적은 이유는 중국이 4월에만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산 수입품은 일반적으로 매년 5월부터 10월 사이에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달에는 상황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차례의 무역전쟁은 이미 브라질이 상대적인 측면에서 미국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2024년 중국은 총 1억 500만 톤의 대두를 수입했으며, 이 중 2,214만 톤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되어 전체의 21.1%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 대비 13.3%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對)브라질 수입량은 7,465만 톤으로 전체의 71.1%를 차지해 미국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남미 농산물 수입 확대는 식량 안보 강화와 무역 다변화라는 두 가지 전략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움직임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