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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35억 달러 규모 한국 천궁 블록-II 미사일 방어체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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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35억 달러 규모 한국 천궁 블록-II 미사일 방어체계 첫 공개

패트리어트·사드와 함께 다층 방어망 갖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DEX 2025에서 중동 첫 선
천궁 블록-I(IM-SAM-II)는 탄도미사일 위협의 최종 단계에서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UAE가 한국에서 수입한 천궁 지대공 미사일 체계를 공개했다. 오른쪽이 천궁 발사차량이다. 사진= X-Channel @mason_8718이미지 확대보기
천궁 블록-I(IM-SAM-II)는 탄도미사일 위협의 최종 단계에서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UAE가 한국에서 수입한 천궁 지대공 미사일 체계를 공개했다. 오른쪽이 천궁 발사차량이다. 사진= X-Channel @mason_8718
중국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인 천궁 블록-II(M-SAM-II)를 중동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UAE가 천궁 블록-II를 수입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배치됐다.

13일(현지시각) 군사 전문 매체 아미레커그니션(armyrecognition.com) 보도에 따르면, UAE는 이날 미국산 사드와 패트리어트 시스템과 함께 천궁 블록-II를 선보였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IDEX 2025(이라크방산전시회)에서 LIG넥스원이 개발한 이 시스템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공개는 UAE가 여러 층 방공망과 미사일 방어 전략을 강화하고, 세계 방위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UAE2022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맺은 35억 달러(49000억 원) 규모 계약에 따라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모두 12개 배터리 가운데 2개를 이미 들여왔다. 이 계약은 한국의 가장 큰 방위 수출 사례로, 현지 생산도 포함해 양국 간 국방 협력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궁-II 지대공 미사일 체계 구성. 사진=방위사업청이미지 확대보기
천궁-II 지대공 미사일 체계 구성. 사진=방위사업청

천궁 체계는 레이다차량, 발사차량, 지휘통제소 차량으로 구성된다. 천궁 블록-II 요격체계는 고도 20~50km 범위에서 작동하며, 표적 유형에 따라 15~40km 높이에서 요격한다. 요격 미사일의 최고 속도는 마하 5, 순항 미사일, 탄도미사일, 무인항공기와 같은 다양한 공중 위협에 맞설 수 있다. 길이는 4.61m, 지름 27.5.cm, 무게는 400kg이다.

1개 발사차량은 8개의 미사일 발사관을 탑재하며 1개 포대는 통상 발사차량 4대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1개 포대의 발사차량 4대에 요격 미사일을 모두 채우면 32발이 적 위협 대응에 나선다.

이 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질화갈륨(GaN) 기반 고출력 반도체와 뛰어난 디지털 신호 구조를 갖춘 다기능 능동전자주사식배열(AESA) 레이다이다. 통합 냉각 장치는 중동의 뜨거운 환경에서도 안정된 작동을 보장한다.

천궁 블록-II는 원래 한국군의 호크와 패트리어트 등 기존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바꾸기 위해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LIG넥스원을 포함한 3개 회사 연합이 만든 이 시스템은 2018년 양산을 시작해 같은 해 11월 한국군에 처음 납품했다.

UAE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천궁 블록-II 수출 고객이며, 한국은 루마니아, 필리핀, 말레이시아와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방위산업계에서는 천궁 블록-II가 서구 비슷한 제품과 비교해 훨씬 싼 값으로 미국 패트리어트 PAC-3 MSE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IDEX 2025에서 천궁 블록-II뿐 아니라, 오는 2027년 한국군에 배치될 예정인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을 포함한 종합 방공 체계도 함께 선보였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천궁 II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LIG넥스원이미지 확대보기
LIG넥스원이 개발한 천궁 II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LIG넥스원

UAE가 미국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어트 시스템과 함께 천궁 블록-II를 들여온 것은 걸프 지역 나라들이 무기 공급 업체를 다양화하는 넓은 흐름을 보여준다. 방위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정학 긴장이 높아지면서, 청궁 블록-II가 단순한 대안이 아닌 경쟁력 있고 확장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천궁 블록-II 시스템은 다른 감시지휘통제 체계와 연결할 수 있어 여러 방어층 사이의 원활한 조정을 돕는다. 이런 특성은 자율적이면서도 통합된 방공망을 만드려는 중견 군사 강국들에게 매력있는 선택지로 작용한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UAE의 천궁 블록-II 도입 성공은 전 세계 방공·미사일 방어 시장에서 한국 방위 기술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앞으로 한국 방산기업들이 더 많이 수출할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