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카타르 국부펀드 "향후 10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 추가 투자"

글로벌이코노믹

카타르 국부펀드 "향후 10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 추가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15일 카타르 도하의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15일 카타르 도하의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 투자청(QIA)의 무함마드 알 소와이디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 추가로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알 소와이디 CEO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5000억 달러는 카타르 투자청의 자산규모인 5240억 달러에 맞먹는 규모다.

알 소와이디는 "이번에 추가로 투자되는 5000억 달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등 QIA가 전통적으로 선호해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再)산업화 기조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5000억 달러의 투자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카타르 방문을 계기로 카타르가 약속한 총 1조2000억 달러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알 소와이디는 "우리는 다른 시장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의 정책 환경이 장기 자본에 훨씬 유망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을 추구하는 곳은 QIA만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투자기관들, 쿠웨이트 투자청도 비슷한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한 거래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산이 과대 평가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 소와이디는 지난해 중대한 전환점에서 QIA의 CEO로 취임했다. 이 시기는 국가 가스 프로젝트 확장을 통해 수십억 달러의 추가 자금 유입이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동시에 카타르 수도 도하는 2022년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약 3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대규모 사업 지출 부담에서 벗어나며 재정 운용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알 소와이디 CEO는 신규 자금 유입이 기대되면서 대기업에 대한 자본 지원을 강화하고, 상장기업 지분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빅딜’에 투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벤처캐피털 중심의 소규모 투자에서 벗어나 펀드 규모에 걸맞은 대형 거래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알 소와이디는 다만 이번 조치가 ‘전략적 전환’이 아니라 "급변하는 세계 경제에 걸맞은 진화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QIA는 이미 세계 8위 규모의 국부펀드로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과 샤드 빌딩 등 유명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