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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재무 “관세 혼선은 전략…확실성 주면 협상에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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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재무 “관세 혼선은 전략…확실성 주면 협상에서 밀린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사실은 국제 교역 파트너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불확실성’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고 철회하는 방식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19일(현지시각) 포춘지(Fortune)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혼선에 대해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밝히며 “다른 나라에 확실성을 주면 협상에서 미국이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면 미국의 소매업체, 국민, 노동자 모두가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관세 정책을 빈번히 조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에 발표했던 보복관세는 며칠 만에 보류됐다.

이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선의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해방의 날 수준으로 관세가 다시 적용될 것”이라며 미국이 특히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교역 대상국은 18개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모가 작은 나라들에 대해서는 ‘중미 지역은 이 수준, 아프리카 일부는 저 수준’ 식으로 지역 단위로 관세율을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개별 협상 없이 관세율을 통보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모든 국가와 일일이 협상하긴 어렵다”며 “2~3주 내로 일부 국가에는 서한으로 관세율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관세는 일시적으로 30%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이다. 베선트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관세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중국산 제품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품목은 낮은 관세율로 계속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기업의 가격 전가도 견제하고 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월마트는 관세를 흡수해야 하며 소비자 가격을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날 통화했다며 “월마트가 일부 관세는 흡수하고 일부는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춘은 이 통화가 트럼프의 글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예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맥밀런 CEO에게 압박을 가한 것이 아니라 직접 상황을 듣고 싶었다”고 설명하며 “기업의 실적 발표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기준으로 말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