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위성 클러스터로 구성...태양 에너지 활용해 지상 냉각 문제 해결
재난 대응·실시간 이미지 분석 등 활용...EU·미국 기업 추격하지만 규모는 중국이 앞서
재난 대응·실시간 이미지 분석 등 활용...EU·미국 기업 추격하지만 규모는 중국이 앞서

지난 5월 14일 중국은 주취안 위성 발사센터에서 창정 2D 운반로켓을 통해 12개의 위성 클러스터를 발사했다. 이 위성군은 지상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궤도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궤도 컴퓨팅 성좌(constellation)의 토대가 된다.
이 시스템은 항공우주 혁신업체인 국성항공우주(Guoxing Aerospace)와 저장랩(Zhejiang Lab)의 AI 전문가들 간의 협업으로 개발되었다. 우주의 무한한 태양 에너지와 낮은 냉각 수요, 그리고 최근 발사 비용 하락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타비전(STAR.VISION)의 대변인 첸 쥔루이는 "AI의 융합이 우주 산업의 미래를 대표한다"며 "장기적으로 우주 기반 컴퓨팅은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의 주요 장점은 속도와 효율성이다. 예를 들어 재난 대응 팀은 위성을 사용해 궤도에서 실시간 이미지를 분석하여 지구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우회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태양열로 구동되는 궤도 '데이터 팩토리' 네트워크는 지상 그리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냉각 필요성을 해결할 수 있다.
첸은 "지진이나 인재 관련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라"며 "강력한 우주 네트워크를 통해 위성은 이미지를 캡처하고, 처리를 위해 즉시 다른 위성으로 전달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지구로 다시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우주의 '에이전트 GPT'"라고 표현했다.
중국의 우주 컴퓨팅 기술 발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타비전은 2년 전 실험용 컴퓨팅 위성을 발사했고, 지난해에는 오만과 파트너십을 맺고 80TOPS(초당 1조 회)의 처리 능력을 갖춘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시안에 본사를 둔 시하이 슈다오 데이터 테크놀로지는 지난 4월 중국 우주과학기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더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이들은 독점 고성능 실시간 데이터베이스인 NoSQLt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슈퍼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우주 컴퓨팅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인 샤오 거는 "이 시스템은 우주 태양광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방대한 양의 위성 원시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야 할 필요성을 줄여 지상 데이터센터의 부담을 덜어주고 전반적인 에너지 소비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NoSQLt는 컴팩트하고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으며 크로스 플랫폼으로 설계되어 제한된 공간 환경에 이상적이다. 데스크톱 PC에서 초당 530만 개, 라즈베리 파이 4B에서 초당 115만 개의 숫자 데이터 작업을 처리하는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궤도 컴퓨팅 경쟁을 반영한다. 플로리다의 론스타 데이터 홀딩스는 달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안했고, 워싱턴 주의 스타클라우드는 이번 달 위성 데이터센터를 출범시켜 2026년 중반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개념을 모색하고 있지만, 2035년까지는 필요한 사양을 충족하는 발사체가 준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장비 배치는 15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스페이스 컴파스 등도 우주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첸은 "입수 가능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상호 연결된 위성군이 실제 능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다른 어떤 나라도 12개의 위성이 상호 연결된 시스템을 시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첸은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이것은 단지 초기 실험일 뿐"이라며 "해결해야 할 문제와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궤도에서 완전한 배치, 테스트 및 실제 사용을 거친 후에야 그 잠재력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사선 방지 하드웨어부터 궤도 내 협업 완성까지 많은 기술적 장애물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중국의 선제적 투자와 기술 개발은 향후 우주 기반 컴퓨팅 분야에서 중요한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