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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아시아 7개국 '최고 위험' 등급...한국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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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아시아 7개국 '최고 위험' 등급...한국도 포함

중국·한국·대만 등 대미 수출 의존도 높아 취약성 지수 상위권 집중
2025년 4월 15일 대한민국 평택 평택항에서 선적 컨테이너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15일 대한민국 평택 평택항에서 선적 컨테이너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으로 주요 무역 상대국들의 위험이 크게 커지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가 지난 23(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무역 및 관세 취약성(TTV) 지수 분석 결과 아시아 지역 7개 시장이 상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이번 TTV 지수는 지난 42일 미국이 발표한 상호 관세에 대한 단기 취약성과 새로운 관세가 위험 전망에 미칠 수 있는 잠재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단기 미국의 무역 및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해 관세율 변화에 따른 기존 국가 채무불이행 위험(CDR) 점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측정하고 재평가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보고서는 미국 관세가 기존 CDR(국가 채무불이행 위험) 점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측정하고 재평가할 수 있는 틀을 만들며, 잠재 단기 CDR 점수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관세가 일시 중단되고 양자 협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미국 관세 정책의 향후 궤적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 아시아 7개국, 대미 무역흑자로 관세 타깃 집중


TTV 위험이 가장 큰 상위 20개 시장 중 아시아 지역이 7개국을 차지하며 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는 중국, 한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가 포함됐으며, 홍콩이 21위를 기록했다.

캄보디아를 제외한 이들 국가는 모두 미국에 대한 대규모 수출국으로, 미국과의 반복 무역흑자를 창출하고 있어 미국 관세 조치의 핵심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 3개국인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모두 미국 달러 가치 수출량 순으로 TTV 위험 등급이 '최고' 등급으로 상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유럽 지역에서는 아일랜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3개 유럽연합(EU) 국가가 상당한 노출도를 보이며 상위 20위에 진입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해당 지역에 적용되는 20% 관세율의 적용을 받는다.

특히 아일랜드는 세계 순위에서 두 번째로 취약한 국가로 평가됐다. 주로 제약 및 유기 화학 물질 수출로 구성된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반으로 미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로 이뤄지고 있다.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와 유로존 수출에서 환율 위험이 없는 대규모 EU 시장에서의 자유 무역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스위스는 의약품 수출이 주를 이루는 아일랜드 다음으로 상위 20위 안에 들었고, 독일과 슬로바키아가 EU에서 아일랜드 다음으로 TTV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로 그 뒤를 이었다. 슬로바키아에는 수출을 목표로 하는 여러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가 있다.

◇ 자본·신용·무역 통로 통한 3중 위험 전파


S&PTTV 지수를 통해 미국 관세가 각국의 단기 CDR 위험 점수에 미칠 수 있는 3가지 위험 전파 통로를 제시했다. 자본시장과 신용시장 등 2개의 시장 기반 통로와 1개의 무역 기반 통로다.

자본시장 통로의 경우 주식과 채권 관련 세계 자본 흐름이 위험 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신속하게 반응한다. 지난 4월 초 미국의 새로운 관세 발표 이후 이미 일부 잠정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본토와 아시아 기타 지역에서 투자 자금 순유출이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세계 위험 환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반으로 나타나는 또 다른 경향은 '홈 바이어스(home biases)'의 재등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외국 포트폴리오 자본이 원래 자본 출처나 저축 기반인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신용시장 통로에서는 무역 및 프로젝트 파이낸스와 같은 전통 구조화 크레딧이 여전히 세계 금융 흐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이 자국 시장의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인식할 경우 전체 달러 한도를 검토하게 되며, 이는 시장 퇴출을 위한 가능한 다음 단계로 노출 만기를 단축하는 초기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S&P는 분석했다.

이 신용 축소 과정에는 외환 시장의 문을 통해 시장이 빠져나가기 전에 단기 부채의 신용 청산이 포함된다. ST-CDR 모델에 대한 영향 측면에서, 이는 신용 및 자본 도피가 발생하는 한 외환 포지션에 대한 하방 압력을 수반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무역 통로에서는 수출품에 대한 미국 관세 때문에 생기는 가장 명백한 직접 취약성이 대외 경상수지 기준에 포함된다. 미국 관세가 수출 증가를 둔화시키거나 수출을 제한한다면 해당 시장의 대미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되거나 적자가 심화된다는 의미다.

더욱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가 해당 시장의 수출과 수출 증가를 제한한다면, 이는 해당 시장의 외환 수입 능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총 외환 수익은 ST-CDR MT-CDR 모델에서 여러 지불 능력 관련 신용 위험 지표에 대한 핵심 지원(분모)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90일 유예 기간 중 양자 협상 진행


보고서는 현재 410일부터 새로 제안된 관세가 부과될 때까지 90일간 유예가 있다는 점을 주요 주의 사항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TTV 지수 점수와 순위는 양자 협상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인 상태로 유지되는 동안 잠정이고 순전히 예시인 것으로 간주해야 하며, 예측이나 확률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TTV 지수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무역적자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경제국을 겨냥한다는 의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번 TTV 지수는 표면 관세율만을 토대로 각 시장이 받는 관세 위험의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체 199개 시장 중 절반이 넘는 곳이 '보통' 또는 가장 낮은 TTV 위험 등급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시장이 이 위험 등급에 포함됐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영국만이 이 등급에 포함됐으며, 브라질,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호주, 뉴질랜드 등 기타 중간 규모 경제국들도 이 TTV 위험 등급에 속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