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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국제화 가속화…홍콩, '탈달러화' 허브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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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국제화 가속화…홍콩, '탈달러화' 허브로 부상

달러 의존도 줄이려는 다국적 기업들 위안화 거래 급증
중동·아프리카 중앙은행들도 위안화 준비금 확대 검토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홍콩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홍콩은행협회 회장 메리 후엔 와이이는 최근 카타르 방문에서 현지 기업들이 위안화 활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1만 명 회원을 둔 카타르 상공회의소 측은 "중국과 합작투자를 할 때 위안화 풀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문의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 홍콩·중화권·북아시아 지역 CEO이기도 한 후엔은 "홍콩은 위안화 결제, 헤징, 스왑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큰 풀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투자 고려 시 상당한 편안함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무역과 금융에서 위안화 사용이 4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경 간 위안화 결제액은 1조5100억 위안(약 2090억 달러)으로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무역금융 시장에서 위안화 점유율은 3월 7.4%로 유로화(6.2%)를 앞섰다.
이러한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한 미국 달러 우위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됐다. 지난주 무디스가 미국의 트리플A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도 달러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홍콩과학기술대학 에드윈 라이 교수는 "트럼프가 한 일은 미국 달러 우위에 장기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부채 증가와 더 많은 달러 발행으로 지급준비금 지위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회장 앤서니 네오는 "이는 홍콩과 중국 본토가 투자를 흡수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홍콩이 서로 다른 통화가 위안화 표시 투자로 중국에 유입되는 '인터체인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크리스토퍼 후이 금융서비스 및 재무부 장관은 "정부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역외 위안화 사업을 촉진할 것"이라며 스톡 커넥트에서 남향 거래에 위안화 주식 거래 창구 포함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딤섬 채권(역외 위안화 채권) 발행액은 2024년 448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7%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무역금융을 위해 1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 유동성 시설도 도입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위안화 국제화 책임자 카렌 응은 "관세 환경이 탈달러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기업들이 미국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아프리카 중앙은행들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 확대를 고려해 위안화 시장에 대한 문의를 늘리고 있다. 위안화는 작년 기준 IMF가 추적한 140개 이상 경제국의 할당 준비금 중 2.2%를 차지해 2016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달러 점유율은 65.4%(2016년)에서 57.8%(2024년)로 하락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