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앤슨리소시스와 맞손…그린리버 염수 기반 리튬 생산 본격화
IRA 보조금·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강화 겨냥한 전략적 행보
IRA 보조금·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강화 겨냥한 전략적 행보

16일(현지시각) 마이닝 매거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자원 개발 기업 앤슨 리소시스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미국 유타주 패러독스 분지에 리튬 직접추출(DLE) 실증 설비를 짓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국 기업이 미국 안에서 리튬 생산에 직접 나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설비는 앤슨 리소시스가 '패러독스 리튬 사업'을 개발 중인 유타주 그린리버 지역에 들어선다. 현지 염수를 써서 배터리급 리튬 화합물을 만들고 공정 최적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회수율 80% 이상…'하루 만에 추출' 혁신 공법
포스코의 DLE 기술은 기존 염수 리튬 추출 방식의 틀을 바꿀 혁신 공법으로 주목받는다. 1년 반 가까이 걸리는 기존 증발 방식과 달리, 이 기술은 하루 안에 리튬 이온만 골라 뽑아낼 수 있다. 특히 리튬 회수율은 기존 40~50% 수준에서 80% 이상으로 크게 높아지고, 땅과 물 사용량이 적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덜하다.
포스코는 2010년 아르헨티나에서 염수 리튬 연구개발을 시작해 기술력을 축적했으며, 2021년에는 DLE 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산화리튬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포스코의 DLE 기술은 높은 순도와 회수율은 물론, 세계 여러 염수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 IRA 대응·탈중국... 북미 공급망 확보 '다각적 포석'
이번 유타주 실증 설비 건설은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 노림수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발맞춰 북미에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고,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업계는 이번 사업을 핵심 광물 공급망의 '자국 내 생산(온쇼어링)'이나 '동맹국 중심 구축(프렌드쇼어링)'을 통한 탈중국화의 대표 사례로 꼽는다.
두 회사는 이번 실증 성과에 따라 북미 이차전지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상업 설비 건설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