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방문으로 군사협력 확대, 비동맹 정책 하 다각화 전략 추진

자카르타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라팔 전투기와 곡사포, 호위함, 잠수함을 포괄하는 군사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모두 42대의 라팔 전투기 도입을 예정하고 있으며, 2026년 첫 번째 기체를 넘겨받을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온 다쏘 항공의 에릭 트래피어 최고경영자는 "라팔을 추가로 배치하려는 인도네시아의 뜻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이미 42대의 라팔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 중국 J-10C 전투기 도입도 검토
인도네시아가 라팔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과 함께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안타라는 자카르타가 중국제 J-10C 전투기 구매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니 하르조노 공군 참모총장은 J-10C가 고려 대상이라고 밝히면서도 "J-10C를 들여오려면 승인을 받기 전에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10C와 라팔은 최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5월 초 파키스탄 공군 J-10C가 PL-15 미사일을 써서 인도 공군 라팔 한 대 이상을 격추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투기 도입에서 폭넓은 선택지를 고려해왔다. 자카르타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F-21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서울과 관계가 나빠져 KF-21 기종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한, 튀르키예 항공우주 칸(Kaan)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였으며, 보잉 F-15EX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도 맺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오스트리아에서 중고 유로파이터 타이푼, 카타르에서 중고 다쏘 미라주 2000-5, 러시아에서 수호이 Su-35를 들여오려던 계획들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 비동맹 정책 반영한 다양한 전투기 보유
인도네시아는 비동맹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런 비동맹 원칙은 보유 중인 전투기 기종이 여러 나라 제품으로 구성된 점에서도 드러난다. 플라이트로벌의 2025년 세계 공군 디렉토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군 전투 함대는 록히드 마틴 F-16 25대, BAE 시스템 호크 209 21대, 수호이 Su-27/30 16대, 엠브라에르 EMB-314 슈퍼 투카노 경공격기 13대로 구성돼 있다.
인도네시아가 비동맹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도 중국 전투기를 사려는 것은 남중국해 상황을 고려할 때 특이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공격성이 동남아시아의 가장 큰 안보 도전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쓰는 '9단선'이 인도네시아 나투나 제도 주변 경제수역을 침범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최근 시안 H-6 폭격기를 파라셀 제도의 우디 섬 기지에 보내 동남아시아 전역에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