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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부, 트럼프 정부 들어 청정에너지 보조금 전격 취소…엑손모빌 등 37억 달러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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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부, 트럼프 정부 들어 청정에너지 보조금 전격 취소…엑손모빌 등 37억 달러 '날벼락'

바이든 행정부 말기 승인된 24개 사업 대상…주요 기업 사업 철회
"납세자 이익 부합 안 해" 비판 속 청정 에너지 산업계 '촉각'
지난 5월 29일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한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경청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29일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한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경청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에너지부(DoE)가 바이든 정부 때 지급했던 청정에너지 사업 보조금 24건, 총 37억 달러(약 5조1100억 원)를 전면 취소했다. 이 가운데 엑손모빌(ExxonMobil)이 텍사스주 베이타운에 있는 올레핀 공장 탄소 감축 사업에 배정받았던 3억3100만 달러(약 4584억 원)도 포함된다.

지난 1일(현지시각) 업스트림 온라인에 따르면 에너지부는 청정에너지 개발국(OCED)을 통해 지급된 사업 보조금의 약 70%가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선일과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주로 탄소 포집 및 저장(CCS)과 탄소 배출 줄이기 노력에 쓰일 예정이었다.

◇ 트럼프 정부, 바이든 정부 보조금에 '칼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부 장관은 해당 사업들이 "미국 국민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경제성이 없었으며, 납세자 돈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트 장관이 이끄는 에너지부는 바이든 정부가 자금을 주기 전 사업에 대한 철저한 재정 검토를 소홀히 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취소는 라이트 장관이 지난 5월 15일 발표한, 바이든 정부 마지막 시기 지급된 에너지부 보조금에 대한 검토 요구 메모에 따른 조치다.

◇ 주요 사업 취소 현황과 산업계 파급 효과


엑손모빌의 경우, 베이타운 올레핀 공장에서 천연가스를 수소로 바꾸어 한 해 270만 톤의 이산화탄소(CO₂)와 약 200톤의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줄이는 사업에 3억3200만 달러(약 4598억 원)가 지원될 예정이었다. 이 보조금은 이번 조치로 취소됐다.

또한, 칼파인(Calpine)의 베이타운 및 캘리포니아 유바시티 발전소 탄소 포집(CCS) 사업에 각각 2억7000만 달러(약 3736억 원)의 보조금이 취소됐다. 이 외에도 테크닙 에너지스(Technip Energies)와 란자테크(LanzaTech)의 저탄소 에틸렌 및 에탄올 사업 관련 2억 달러(약 2768억 원) 보조금도 취소됐으며, 오스테드(Orsted)는 지속 가능한 메탄올 생산을 위한 9900만 달러(약 1370억 원)의 보조금을 잃었다.

보조금이 철회된 다른 사업들은 저탄소 발전, 시멘트 생산, 유리 제조, 파이프 제작 등 여러 분야와 관련돼 있었다. 특히 전체 24개 사업 가운데 16개는 2024년 11월 대선 이후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서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엑손모빌은 이번 보조금 취소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업스트림(Upstream)은 테크닙 에너지스, 란자테크, 오스테드, 칼파인에도 의견을 물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탄소 포집 및 청정에너지 업계는 "사업 계획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며 미국의 기술과 에너지 주도력 약화, 일자리 및 경쟁력 상실을 걱정했다. 반면 민주당과 환경 단체들은 "미국의 청정에너지 혁신과 제조업 부흥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에너지부는 이번에 취소된 24개 외에도, 179개(1500억 달러 규모, 약 207조5700억 원)의 청정 에너지 사업에 대한 추가 검토를 진행 중이며, 추가 취소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 안 청정에너지 산업과 일자리, 세계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