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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생아 수, 2024년 5.7% 감소로 신저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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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생아 수, 2024년 5.7% 감소로 신저점 기록

68만6061명으로 1899년 기록 시작 이후 첫 70만 명 미만
합계 출산율 1.15명으로 3년 연속 최저…정부 예측보다 14년 앞당겨져
일본의 출생아 수가 2024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출생아 수가 2024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출생아 수가 2024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결혼 건수가 증가했음에도 출산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 일본의 인구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이 4일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2024년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 국민의 총 출생아 수는 68만6061명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1899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가 7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정부의 예측보다 14년 앞선 것으로, 급격한 인구 감소가 일본의 경제와 복지 제도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합계 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가 끝날 때까지 살 경우 태어나는 자녀 수)은 전년 동기 1.20명에서 0.05포인트 하락한 1.15명으로 3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개체군이 유지되는 데 필요한 2.07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2005년에서 2015년 사이 1.26에서 1.45로 상승했으나 2016년 이후 다시 하락하고 있다.
2023년 4월 국립인구사회보장연구소가 만든 중간 예측에 따르면, 일본은 2024년 75만5000명의 출생아와 1.27명의 출산율을 예측했었다. 연간 출생아 수가 70만 명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은 2038년으로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14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2024년 혼인 건수는 48만5063건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큰 하락에서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지만 반등은 미약한 수준이다. 총 사망자 수는 2년 연속 50만 명 미만이었으며, 이는 전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혼외 출산이 비교적 드물며, 2023년 전체 출산의 2.5%를 차지한다. 뿌리 깊은 사회적 규범은 개인이 결혼이나 사실혼 관계 밖에서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이는 결혼 감소가 출생률 감소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4년 사망자 수는 1.9% 증가한 160만5298명이었다. 출생자에서 사망자를 뺀 값으로 계산한 자연 감소도 91만 9237명으로 기록적이었다. 이는 전년도보다 약 7만 명 증가한 것으로, 일본 서부의 가가와현 인구와 맞먹는 약 91만6000명이 1년 만에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급속한 인구 감소는 일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연금과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복지 수혜자는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왔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육아휴직 확대, 보육시설 확충, 아동수당 증액 등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구조적 변화 없이는 출산율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장시간 근무 문화, 높은 교육비, 주택비 부담, 여성의 경력 단절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인구 위기는 이제 단순한 사회 문제를 넘어 국가 존립과 직결된 심각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