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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신규 고용 13만9000명…실업률 4.2%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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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신규 고용 13만9000명…실업률 4.2% 유지

지난 2020년 5월 1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식당 입구에 걸린 구인 안내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0년 5월 1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식당 입구에 걸린 구인 안내문. 사진=로이터
지난달 미국 고용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실업률은 4.2%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정부 인력 감축 기조와 불확실한 관세 정책 속에서도 노동시장은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5월 기준 비농업 부문에서 13만9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WSJ가 자체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인 12만5000명을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4.2%로 집계됐다.

다만 앞선 두 달의 고용 통계는 하향 수정됐다. 노동부는 3월과 4월의 고용 증가치를 총 9만5000명 줄였다고 밝혔다. 4월의 고용 증가는 당초 17만7000명에서 14만7000명으로 조정됐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더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용시장이 경제의 핵심인데 속도는 느려졌어도 여전히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시장 둔화의 배경에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과 중국은 90일 간 상호 부과 중인 관세를 대부분 철회하는 데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 관세를 경고했다가 철회하는 등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기업들의 채용 계획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 임시직 고용은 감소세를 보였으며 이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독일계 도이체방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브렛 라이언은 “지금은 ‘낮은 채용, 낮은 해고’의 시기”라며 “크게 둔화되는 징후는 없지만 고용 확대 국면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계 조사 기반의 지표에서는 고용자 수가 한 달 새 69만6000명 감소했으며 노동 참여율도 62.6%에서 62.4%로 떨어졌다. 통계학적으로 오차가 클 수 있는 지표지만 이 수치가 실업률 상승을 막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별로 보면 헬스케어 분야가 전월 대비 6만2000명 늘어나며 가장 강한 고용 증가세를 보였고, 여가·접객업과 사회복지 서비스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제조업 고용은 소폭 줄었으며, 건설업과 운송·물류 분야는 소폭 증가했다.

연방 정부 부문은 4개월 연속 고용이 줄었으며 5월 한 달 동안 2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방 인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부 공무원이 여전히 유급휴가나 퇴직수당 수령 중인 탓에 실업자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동결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최근 “정책 결정은 객관적이고 비정치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고용지표 발표 후 “연준이 또 늦장 대응하면 재앙”이라며 다시금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