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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비스업·제조업 경기 위축…5월 민간 고용 ‘2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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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비스업·제조업 경기 위축…5월 민간 고용 ‘2년 만에 최저’

“무역 걱정 계속, 기업들 투자와 고용에 신중”
5월 ISM 서비스업 지수 49.9, ADP 고용 3만7000명
2023년 3월 2일 미국 조지아주 달턴에 있는 큐셀 태양 에너지 제조 공장에서 직원들이 태양 전지판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3월 2일 미국 조지아주 달턴에 있는 큐셀 태양 에너지 제조 공장에서 직원들이 태양 전지판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미국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월 미국 서비스업 경기를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1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고, 같은 달 민간 고용 증가폭도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 4일 ING는 경제·재무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공급관리협회, A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기업들이 무역 걱정과 경기 전망 불확실성에 돈 쓰기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 서비스업 지수 49.9로 떨어져…“기업들 발주와 투자 줄여”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는 5월 49.9로, 4월 51.6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미국공급관리협회는 “이번 수치는 심각한 경기 위축을 뜻하지는 않지만, 기업들이 무역 관세 등 오랜 걱정에 발주와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세부 항목을 보면, 신규 주문은 4월 52.3에서 5월 46.4로 크게 줄었고, 비즈니스 활동도 53.7에서 50.0으로 떨어졌다. 수주 잔고는 43.4로 낮았다. 반면, 원자재 등 물가 부담을 보여주는 지급가격지수는 68.7로 4월 65.1보다 더 올랐다. 미국공급관리협회는 “공급망 불안과 관세 부담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도 5월 48.5로, 3달째 50을 밑돌았다. 미국공급관리협회는 “수요와 생산이 모두 줄고, 관세로 비용이 늘면서 제조업 경기가 부담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 민간 고용 3만7000명 늘어…“고용시장 식고 있다”


고용시장도 빠르게 식고 있다. ADP는 5월 민간 일자리가 3만7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4월 수치도 6만 개로 낮췄다. ADP는 “올해 초 고용이 늘어난 뒤, 기업들이 경기 걱정에 채용을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 부진은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에서 나타났다. 4월과 5월 모두 새 일자리가 크게 줄었고, 교육·보건, 정보통신 분야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정책과 소비 걱정에 인력 충원을 미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고용 부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급가격지수가 68.7로 높아 연방준비제도가 당장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무역 걱정과 관세 부담, 미국 경기 둔화로 이어져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바탕에는 무역 정책 걱정과 관세 부담이 있다. 미국 정부가 주요 나라에 관세를 매기면서, 올해 들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에서 20% 넘게 올랐다. 기업들은 발주와 투자, 채용을 미루고, 일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런 흐름은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전 분기보다 0.3%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6%로, 지난해(2.8%)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최근 서비스업·제조업 지수 하락과 민간 고용 부진, 국내총생산 성장률 둔화가 모두 기업들의 걱정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역 정책이 분명해질 때까지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에 신중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공급관리협회 설문에 응한 기업들은 “관세 영향이 분명해질 때까지 발주와 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역 걱정, 관세 부담, 공급망 차질이 함께 작용해 기업들이 투자에 매우 조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