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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육류·유제품… 그래도 곡물값 하락에 5월 식량지수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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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육류·유제품… 그래도 곡물값 하락에 5월 식량지수 '주춤'

옥수수·팜유 등 국제 시세 하락이 버터·쇠고기 사상 최고가 상승분 상쇄
FAO "올해 세계 곡물 생산량 역대 최대 전망... 재고율도 안정세 보일 것"
5월 세계 식량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육류와 유제품 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전체적인 하락을 이끌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5월 세계 식량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육류와 유제품 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전체적인 하락을 이끌었다. 사진=로이터
세계 식량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평균 127.7포인트로 4월에 비해 0.8% 내렸다고 지난 7일(현지시각) 밝혔다. 버터와 쇠고기 값이 사상 최고치로 올랐음에도 옥수수와 팜유 등 주요 품목의 국제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이 값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6.0% 높다.

◇ 품목 따라 희비… 곡물·유지류 '내리고' 육류·유제품 '오르고'

FAO 곡물가격지수는 4월에 비해 1.8%,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8.2% 내렸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풍작과 넉넉한 공급, 미국의 사상 최대 수확량 전망이 겹쳐 세계 옥수수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밀 가격 역시 북반구의 작황이 좋아져 조금 내렸다. 반면 쌀 가격지수는 향미 품종의 수요가 탄탄하고 인디카 쌀 가격이 오른 데다 환율 변동까지 겹쳐 1.4% 올랐다.

식용유가격지수는 4월에 비해 3.7%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주요 유지류 시세가 모두 내렸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계절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국제 팜유 가격이 눈에 띄게 내렸다. 대두유는 남미의 공급 증가와 바이오 연료 수요 부진으로, 유채씨유는 유럽연합의 공급 전망 개선으로, 해바라기씨유는 세계 수입 수요 약화로 각각 값이 내렸다.
설탕가격지수는 2.6% 내렸다. 세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과 음료·식품 가공 산업의 수요 감소 우려, 다음 시즌 생산량 회복 기대감 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육류가격지수는 1.3% 올랐다. 양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값이 모두 올랐으며, 특히 쇠고기 값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가금육 값은 내렸다. 최대 공급국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주요 수입국들이 수입을 금지하면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

유제품가격지수는 0.8% 올랐다. 아시아의 강한 수요가 버터 값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밀어 올렸고, 치즈와 전지분유 값 상승도 이를 뒷받침했다.

◇ "올해 곡물 생산량 역대 최대… 수급 안정될 것"

한편 FAO는 이날 내놓은 '곡물 수급 동향 보고서'에서 2025년 세계 곡물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생산량은 2024년보다 2.1% 늘어난 29억 11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2025/26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8억 9800만 톤으로 0.8%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량이 소비량을 웃돌면서 2025/26년 세계 곡물 재고량은 8억 7360만 톤으로 1.0% 늘고, 재고율은 29.8%의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세계 곡물 교역량 또한 1.9% 반등한 4억 8710만 톤으로 예상했다.

FAO는 오는 6월 12일 '식량 전망' 보고서를 내어 세계 곡물과 다른 기초 식량 상품 시장을 더 자세히 분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FAO 산하 농업시장정보시스템(AMIS)은 월간 보고서에서 기후 요인의 지역별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동유럽, 인도,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날씨가 옥수수 수확량에 큰 변동을 준 반면, 세계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