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지난달 백악관에서 베선트 장관과 거친 언쟁 끝에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고 8일(이하 현지시각)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WP와 인터뷰에서 폭로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두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다퉜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바 있으나 전 백악관 관계자가 직접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넌에 따르면 머스크와 베선트는 국세청(IRS) 국장 대행 인사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다른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동석했다. 트럼프가 베선트의 손을 들어주자 두 사람은 집무실을 나온 뒤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머스크가 어깨로 베선트를 밀쳤으며 베선트도 이에 맞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주먹다짐이라기보다는 의견 충돌에 가까웠다”며 “이 사건은 이미 지나간 일이며 대통령과 행정부는 지금 ‘빅 뷰티풀 법안’ 통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과장된 해석이 많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최근 이 법안에 대해 “기생충 덩어리에 불과한 역겨운 쓰레기”라며 공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너희도 알잖아. 잘못한 걸”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의 관계는 이미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가 민주당 기부자 출신이자 머스크의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이후 양측의 갈등은 공개적으로 표출돼 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