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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선사 MSC,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인수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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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선사 MSC,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인수전 가세

유럽 내 생산·수리 거점 확보 목적…"정상화 적극 지원"
4억 유로 부채·복잡한 지분 구조 해결이 관건…튀르키예 업체와 경쟁
네덜란드 다멘 그룹이 운영을 포기한 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가 인수를 제안하면서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사진=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다멘 그룹이 운영을 포기한 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가 인수를 제안하면서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사진=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
세계 1위 해운선사 MSC(Mediterranean Shipping Group)가 흑해 요충지에 있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인수를 제안했다. 기존 운영사였던 네덜란드 다멘 그룹과 루마니아 정부 사이 경영권 갈등 때문에 파산 절차를 밟는 조선소의 새 주인을 놓고 튀르키예 업체와 경쟁이 붙으면서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2일(현지시각)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에 따르면 MSC는 지난 4월 루마니아 정부에 서한을 보내 망갈리아 조선소의 관리와 운영권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MSC는 서한에서 자사 선단 유지와 신조 역량 확보를 위해 유럽 안에 추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 망갈리아 조선소를 크루즈선, 로팍스(RoPax, 차량·여객 겸용선), 예인선 같은 다양한 고부가가치 배를 새로 만들고 수리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력 재고용을 위해 일부 수리비를 먼저 치르겠다며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MSC는 컨테이너선 600척 이상을 직접 소유하고 있으며, 크루즈선과 페리 등을 포함해 모두 1000척에 이르는 선단을 관리하고 있다. 이미 벨기에 앤트워프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조선소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 제안의 배경에는 막대한 선단 유지와 확장 계획이 있다는 분석이다.

◇ 인수전 뛰어든 경쟁자와 복잡한 이해관계
하지만 MSC의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튀르키예의 데산(Desan) 조선소 또한 유력한 경쟁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데산은 조선소 전체를 인수하기보다 시설을 빌려 짧게 운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어 MSC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현재 조선소 지분은 루마니아 정부가 51%, 다멘 그룹이 49%를 가지고 있으며, 다멘은 가장 큰 채권자이기도 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도다.

◇ 산더미 부채 너머의 전략적 가치

망갈리아 조선소의 재정 상황은 심각하다. 전체 부채는 약 4억 유로(약 6260억 2800만 원)에 이르러 시장 가치(약 2억 유로)를 훌쩍 웃돈다. 하지만 흑해 연안에 있어 유럽, 중동,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이점 덕분에 EU와 NATO의 해상 안보와 물류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이런 재정 위기 속에서도 조선소는 지난 5월부터 수리 업무를 다시 시작해 인력 800여 명이 돌아왔고, 하반기 추가 사업 13건 이상이 예정이라 정상화 가능성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MSC의 강력한 인수 의지와 조선소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할 때, 망갈리아 조선소의 앞날은 산적한 부채와 복잡한 이해관계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