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간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악 참사...보잉 주가 급락

이는 지난 10년간 세계에서 발생한 최악의 항공 참사로 기록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추락한 항공기는 보잉 787-8 드림라이너 기종으로 전날 낮 1시 39분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출발하자마자 기체 이상을 알리는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으나 이후 교신이 끊겼다. 항공기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총 242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현재까지 생존자는 단 1명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고기 잔해가 아메다바드 소재 의과대학의 의사 전용 기숙사를 덮쳐 지상에서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디 차우더리 구자라트주 경찰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40명이 넘는다”며 “기숙사 내부에서도 여러 유해가 발견됐고 일부는 중복 집계된 것으로 확인돼 기존 294명에서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라메시 비스와슈쿠마르(40)는 사고 당시 비상구 옆 좌석인 11A에 탑승하고 있었으며 병원에서 “이륙 30초 만에 폭발음이 들린 뒤 순식간에 추락했다”며 “기억이 돌아왔을 땐 주위에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 두려운 마음에 뛰쳐나왔고 누군가 나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다줬다”고 말했다.
사고 항공기에는 인도 국적자 169명을 비롯해 영국인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 11명과 유아 2명도 포함돼 있었다. 인도 보건당국은 유가족에게 DNA 샘플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정확한 희생자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메다바드 경찰서장 지에스 말릭은 “희생자 중에는 기숙사 내에 있던 이들도 포함돼 있으며 비제이 루파니 전 구자라트 주 총리도 숨졌다”고 밝혔다.
이 사고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으로서는 최초의 치명적 사고다. 항공기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번 사고기는 2013년 첫 비행을 했고 2014년 1월 에어인디아에 인도됐다.
보잉은 사고 직후 낸 입장문에서 “에어인디아 측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전담팀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GE 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조사단을 인도로 급파했다.
현지 CCTV 영상에는 이륙한 여객기가 인근 주택가 상공을 지나던 중 갑작스레 화면에서 사라지고 직후 화염이 하늘로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 항공안전 전문가 앤서니 브릭하우스는 “영상에서 착륙 장치가 내려와 있었다는 점은 이륙 직후의 상황으로는 비정상”이라며 “마치 착륙 중인 비행기처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인도 항공부는 항공기 사고조사국(AAIB)을 중심으로 복수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위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이두 인도 민간항공부 장관은 “이번 사고의 모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인해 보잉 주가는 당일 5% 급락했다. 새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신뢰 회복을 노리던 보잉에는 큰 타격이라는 분석이다.
케일리 오트버그 보잉 CEO는 에어인디아 측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최대한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캠벨 윌슨 에어인디아 CEO도 “조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아메다바드 공항은 모든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으나 현재는 제한적 운영을 재개했다. 이 공항은 인도 아다니 그룹이 운영 중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X에 올린 글에서 “아메다바드에서 발생한 참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사고 현장이 위치한 구자라트주 출신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