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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3정당, 더 이상 농담 아니다”…머스크 논란 속 현실화 조건 갖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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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3정당, 더 이상 농담 아니다”…머스크 논란 속 현실화 조건 갖춰지나

지난해 11월 14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연구소(AFPI)' 갈라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1월 14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연구소(AFPI)' 갈라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제3정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치권에서 제3정당의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제3정당이 실제로 출현할 수 있는 조건들이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진단했다.

네이트 콘은 NYT 수석 정치분석가는 이날 낸 기사에서 “머스크가 최근 X를 통해 내놓은 발언 가운데 가장 덜 주목받았지만 중요한 것이 제3정당에 대한 언급이었다”며 “그동안 중도성향 제3정당 논의는 반복적으로 조롱받아왔지만 이젠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콘은 “제3정당 얘기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거대 양당이 포용하지 못하는 유권자 집단이 일정 규모 이상 존재할 때 출현한다”며 “현재의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어디에도 정체성을 두기 힘든 새로운 유권자 층이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을 일명 ‘신자유주의자(new neoliberals)’라고 지칭하며 “이들은 감세와 규제 완화, 자유무역, 고숙련 이민 확대 등을 지지하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로부터 배제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머스크는 이 흐름의 대표적 인물로 언급됐다. 그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옮겼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 갈등 끝에 정치적으로 '망명 상태'에 놓인 상태다. NYT는 머스크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국가 부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콘은 “이같은 흐름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노예제를 둘러싼 갈등이 민주당과 휘그당 모두에서 해소되지 못하면서 자유토지당, 자유당, 결국 공화당이라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고 산업화 시대에는 그린백당, 인민당, 진보당 등이 출현했다.

20세기 중반에는 스토롬 서먼드와 조지 월리스 같은 백인우월주의 정치인들이 민주·공화 양당을 벗어나며 제3세력을 형성했고 이후 로스 페로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흐름을 계승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신자유주의자’로 묶이는 이들은 정치적 영향력은 크지만 당장의 대중적 지지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콘은 “이들은 실리콘밸리와 월가, 언론, 워싱턴 정가 등 주요 권력 기반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기존 양당이 이들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이들이 제3정당으로 뭉칠 가능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미국의 선거제도 구조와 양당 간의 강한 적대감은 제3정당의 출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그러나 향후 경제 악화나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정책이 겹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콘은 “오는 2028년 대통령선거에서 제3정당이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그 가능성을 농담거리로 치부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