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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타타그룹 체제서 재도약 노리던 에어인디아, 참사로 다시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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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타타그룹 체제서 재도약 노리던 에어인디아, 참사로 다시 시험대 올라

타타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손스의 나라타잔 챈드라세카라난 회장이 지난해 1월 10일(현지시각) 인도 구자라트 주 간디나가르의 마하트마 만디르에서 열린 바이브런트 구자라트 글로벌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타타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손스의 나라타잔 챈드라세카라난 회장이 지난해 1월 10일(현지시각) 인도 구자라트 주 간디나가르의 마하트마 만디르에서 열린 바이브런트 구자라트 글로벌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 항공사가 민영화 이후 신뢰 회복을 노리던 중요한 시점에서 벌어진 참사였다.

이번 사고는 261명의 탑승자와 지상 사상자를 포함해 최근 수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항공 사고 가운데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됐다. 사고 기종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였으며 조종사는 8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조사 초기 단계로 에어인디아 측의 과실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타타그룹이 민영화 이후 3년에 걸쳐 추진해 온 구조조정과 이미지 쇄신 작업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어인디아는 지난 1932년 타타그룹의 창업가 중 한 명인 J.R.D. 타타가 설립한 항공사로 1953년 인도 정부에 의해 국유화된 뒤 70년 가까이 국영 체제로 운영됐다. 이후 오랜 적자와 관리 부실로 인해 정부는 2022년 타타그룹에 에어인디아를 3억5000만 달러(약 4840억원)에 매각했다.
타타그룹은 싱가포르에서 저가 항공사를 설립한 캠벨 윌슨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교체했고 보잉과 에어버스로부터 총 570대의 신형 항공기를 주문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윌슨 CEO는 사고 다음날 현장을 찾은 뒤 “지금은 승객과 승무원, 그들의 가족과 유족들의 필요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전까지도 에어인디아는 여전히 국제선에서 고장 난 좌석, 불량한 화장실, 작동하지 않는 오락 시스템 등으로 인해 서비스 수준에서 경쟁 항공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인디고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전체 점유율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에어인디아의 전직 임원이자 저서 ‘에어인디아의 추락’의 저자인 지텐더 바르가바는 “지난 25년간 계속 말해왔지만 정부 주도적이고 강성 노조 중심의 조직문화로는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타타그룹이 이 회사를 인수했을 때의 상태를 감안하면, 지금의 변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타타그룹은 올해까지 서비스와 재무 건전성 모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으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제항공 허브 육성 정책과도 보조를 맞춰왔다. 에어인디아의 재건 역시 인도의 산업 성장과 맞물린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여겨져 온 만큼 이번 사고가 국내외 여론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