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별 가격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 제조사는 고급 전기차와 고가 신모델 중심의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정보업체 카에지는 16일(이하 현지시각) 펴낸 ‘2025년 자동차 가격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한 브랜드 5곳’ 보고서에서 폭스바겐그룹, 재규어 랜드로버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차량 가격을 올린 브랜드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의 5월 평균 차량 거래가격은 6만696달러(약 8410만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상승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9.9% 오른 10만7766달러(약 1억4920만원), GM은 5.5% 상승한 5만4060달러(약 7490만원)를 기록했다. 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4%)와 마쓰다(5.2%)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주로 고가 전기차와 프리미엄 모델 투입 확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GM은 올해 고급 전기 픽업트럭인 ‘GMC 허머 EV’와 ‘실버라도 EV’의 생산을 늘리면서 평균 거래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일부 업체는 소비자 유인을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며 가격을 낮추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5월 평균 차량 가격이 4.6% 하락한 5만3623달러(약 7430만원)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2.8% 내린 5만5277달러(약 7630만원), 포드는 1.9% 낮아진 5만5159달러(약 7610만원)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1.1%), BMW(-0.8%)도 소폭 하락했다.
가격 하락은 대부분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MSRP) 인하가 아닌 인센티브 확대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토요타는 지난달 인센티브 규모를 전달 대비 20% 이상 확대했다. 테슬라 역시 자사 전기차 구매 시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 미국 내 전기차 인센티브 비중은 평균 거래가격의 약 14%에 이르고 있다.
카에지는 “스텔란티스는 재고가 많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 램 1500 모델에 대해 공격적인 할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닛산도 같은 방식으로 2024년형 모델 재고를 소진 중”이라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2020~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공급망 병목으로 인해 수익률 중심 전략으로 전환한 흐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판매량보다 차량 한 대당 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비자들에게는 △낮은 이자율이나 리스 조건을 활용한 가격 비교 △차종 선택의 유연성 △총소유비용(TCO) 고려 △전문가 도움 활용 등 여름철 전략적 차량 구매 방안도 제시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