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징둥 등 거대 기업은 '적자 수렁'…막대한 보조금 쏟아부으며 출혈 경쟁
'1대1 전담배송' 빙엑스, 단위 수익성 입증…수익 우선 전략으로 차별화
'1대1 전담배송' 빙엑스, 단위 수익성 입증…수익 우선 전략으로 차별화

지난해 기준 6500억 위안(약 123조2595억 원) 규모에 이르는 거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기업과 물류 기업이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적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일대일 전담 배송'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문 업체만이 단위 기준 수익성을 일부 증명하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과 인터넷 기반 시설은 수많은 배달원을 바탕으로 즉시 배송 상품의 범위를 빠르게 넓혔다. 메이퇀,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대형 온라인 기업들은 음식을 넘어 생필품, 의류, 전자제품까지 30~60분 안에 배송을 내걸고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즉시 배송은 배달원 한 명에게 여러 주문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확장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 '1대1 전담배송' 틈새 파고든 빙엑스…"단위 수익은 흑자"
이런 가운데 미국에 상장한 빙엑스(BingEx)는 주문 한 건당 배달원 한 명을 배정하는 독특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빙엑스는 '플래시엑스(FlashEx)' 또는 '샨송(闪送)'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이용자는 앱을 써서 시내 반대편으로 여행 가방을 보내거나 특정 케이크를 사서 파티 장소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상표명은 마치 크리넥스처럼 이 배달 업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자리 잡았다.
도이체방크의 제시 쉬 애널리스트는 "플래시엑스는 2023년 3분기부터 단위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지만, 회사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기준 1억4600만 위안(약 276억 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아직 적자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총이익률이 13.2%로 나아져 수익성 중심 전략의 성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음식 배달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4%이며, 시장 점유율 65%로 1위인 메이퇀의 순이익률은 2.8%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기업들의 출혈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기존 전자상거래 기반 시설에 초고속 배송을 더하며 경쟁에 가세했고, 징둥닷컴에 흡수된 다다(Dada)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21억6000만 위안(약 4097억 원)으로 그 전해(21억1000만 위안)보다 늘었다. 징둥닷컴과 메이퇀 역시 올해 1분기 '신규' 사업 부문에서 나란히 영업손실을 보고했다.
◇ 시장은 계속 성장… 관건은 '지속 가능한 수익'
도이체방크 보고서는 즉시 배송 시장 전체가 2028년까지 해마다 평균 1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플래시엑스가 주력하는 일대일 개인 배달 업무는 전체 시장의 4~5%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3년간 해마다 10%의 꾸준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플래시엑스는 295개 도시에서 280만 명의 배달원을 통해 1억 명이 넘는 고객에게 배달 업무를 하고 있다.
다만 빙엑스의 주가 흐름은 녹록지 않다. 주가는 올해 들어 경쟁 심화와 중국 소비 지출 부진 탓에 50% 넘게 급락했다. 이에 쉬 애널리스트는 "플래시엑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위 경제성에 더 집중하며 일부 기업 간 거래(2B) 사업에서 전략에 따라 철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영진은 수익성을 희생하며 순전히 물량에 기반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좇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는 회사의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성에 긍정적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