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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산율 급감…2065년부터 인구 감소 시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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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산율 급감…2065년부터 인구 감소 시작 전망

합계 출산율 1.9명으로 대체수준 2.1명 밑돌아…여성 교육·경제발전이 주요 원인
비하르·우타르프라데시 등 5개 주만 대체수준 상회, 지역별 격차 뚜렷
학생들이 인도 비하르 주의 한 마을에서 무료 점심 식사를 하기 전에 접시를 닦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지만, 유엔 보고서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가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학생들이 인도 비하르 주의 한 마을에서 무료 점심 식사를 하기 전에 접시를 닦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지만, 유엔 보고서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가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인구국인 인도의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약 40년 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유엔이 발표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이번 달 발간한 '2025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는 올해 14억6000만 명에 달하지만 약 40년 후인 2065년경 17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출산력 위기"라는 제목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합계출산율은 2025년 여성 1인당 1.9명으로 떨어졌다. 이는 안정적인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대체 출산 수준인 2.1명보다 낮은 수치다.

보고서는 "1960년 인도 인구가 약 4억3600만 명이었을 때 여성은 평균 6명에 가까운 자녀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생활에 대한 통제력이 현재에 비해 약했으며, 여성 4명 중 1명 미만이 피임을 했고, 초등학교에 다닌 여성은 2명 중 1명 미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후 몇 년 동안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생식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었으며,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뉴델리 소재 비영리 단체인 인도 인구 재단의 푸남 무트레자 전무이사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합계 출산율 1.9명은 교육, 의료, 양성 평등의 발전에 힘입은 강력한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무트레자는 이러한 하락이 모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겪는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더 많은 여성이 교육을 받고 노동 인구에 진입하며 정보에 입각한 생식 선택을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도시화가 진행되고 경제적 변화로 자녀 양육 비용이 더 비싸지고 적절한 지원 시스템 없이는 보육을 감당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현 상황을 위기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이 작을수록 건강이 개선되고, 자녀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며, 여성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균적인 수치에는 "뚜렷한 불평등"이 숨겨져 있다고 무트레자는 경고했다. "이 나라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피임에 대한 접근성이 계속 부족하고 생식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율성을 거부당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젊은이들이 아이들을 먹여 살릴 형편이 안 되거나 교육비, 보육비 부족으로 아이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인 산지브 산얄은 지난 14일 X 게시물에서 도시화와 번영에 따라 합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국의 모든 인구 통제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주별 합계 출산율을 살펴보면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다. 모디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인도의 총출산율이 2.0이며, 36개 주와 연방정부 관할 영토 중 비하르(3.0), 메갈라야(2.9), 우타르프라데시(2.4), 자르칸드(2.3), 마니푸르(2.2) 등 5개 지역만이 대체출산율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지역은 2.0 이하를 기록했다.

산얄은 최근 지역 신문에 "비하르와 우타르프라데시 주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대체율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라며 "지금도 우리는 이미 대체 수준 이하로 떨어졌고, 그런 주들이 없었다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UNFPA 보고서는 인도를 비롯한 다른 모든 나라의 여성들이 오늘날 그들의 어머니나 할머니들보다 더 많은 권리와 선택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원할 때 원하는 수의 자녀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무트레자는 핵심 문제는 출산율이 높은지 낮은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경제적 압력, 사회적 강제, 제도적 장벽 없이 결혼할 때 아이를 원하는지, 얼마나 많은 아이를 원하는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구 변화는 인도의 미래 경제성장과 사회보장제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율 둔화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의미하며, 이는 중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유사한 도전과제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