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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만3600kg 벙커버스터, 이란 지하 800m 핵시설 파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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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만3600kg 벙커버스터, 이란 지하 800m 핵시설 파괴 한계

B2 전용 MOP 폭탄, 나탄즈는 타격 가능하나 포도우는 "성공 보장 못 해"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항공기가 2003년 8월 5일 유타 테스트 및 훈련 범위 상공에서 GBU-28 '벙커 버스터' 5000파운드 레이저 유도 폭탄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항공기가 2003년 8월 5일 유타 테스트 및 훈련 범위 상공에서 GBU-28 '벙커 버스터' 5000파운드 레이저 유도 폭탄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최강 지하관통폭탄도 이란 핵심 핵시설 완전 파괴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8(현지시각) 미국이 보유한 GBU-57 E/B 대규모관통폭탄(MOP)의 이란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 타격 능력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개입할 경우 이란 지하 핵시설 파괴 임무는 3만 파운드(13600kg) 무게의 MOP를 투하할 수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에 맡겨질 것이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보잉이 만든 길이 6mMOP는 정밀 유도 방식으로 폭발 전 순수한 운동력만으로 지구 경도에 따라 60m 이상의 바위와 흙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정밀 유도 방식이기 때문에 이론상 한 지점에 여러 개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나탄즈는 파괴 가능, 포도우는 "완전 성공 어려워"


이스라엘 무기고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떤 재래식 폭탄보다 더 강력한 MOP의 관통 능력은 지하 20m에 묻혀 있고 약 2m 두께 철근콘크리트로 덮인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지하 80m 깊이 바위와 흙 아래 산속에 묻힌 포도우 시설의 완전 파괴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달 FT와 만나 "포도우의 가장 민감한 시설 중 일부는 지하 반 마일(800m) 깊이까지 묻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여러 번 거기에 갔다""그곳에 가려면 나선형 터널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 포도우 시설의 견고함을 설명했다.

미군 역사학자이자 '승리를 위한 폭격(Bombing to Win)' 저자인 로버트 파페는 "MOP가 명시적으로 설계된 포도우를 파괴하려면 각각 정확히 같은 지점을 맞히는 폭탄이 최소 2개 이상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 공군이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나 실제 전쟁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 실전 경험 부족과 작전상 위험요인


MOP2002년 개발돼 2011년 처음 배치된 뒤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미사일 사격장에서 시험을 거쳤으나 실제 전투에 쓰인 적은 없다. 각 폭탄의 가격은 약 400만 달러(55억 원)이며, 미국은 현재 약 20개의 MOP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미 공군이 2,800만 달러(385억 원)을 들여 8개를 계약한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2002년에 개발되어 2011년에 처음 배치된 MOP는 그동안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MOP22,000파운드 규모의 대규모공중폭발탄(MOAB)의 개선되고 더 표적화된 버전으로, 폭발 폭약이 더 크고 폭발 전에 침투할 수 있는 매우 단단한 금속 케이스 내부에 운반된다. MOAB'모든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며 덜 강력했지만 201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파괴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이 폭탄은 낭가르하르 주에 있는 이슬람국가(IS) 연계 조직이 운영하는 동굴 단지에 떨어졌다.

작전 수행 과정에서도 난제가 존재한다. 시설에 폭탄을 여러 발 투하하려면 B2 폭격기가 목표물 위에서 배회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란 방공망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파페는 "B2는 스텔스 폭격기이나 레이더를 피하도록 설계돼 모든 면에서 스텔스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바닥이 매우 평평해 737 항공기만큼 대공 미사일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2 폭격기가 목표물까지 안전한 비행경로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이스라엘군이 아직 파괴하지 않은 이란의 레이더 시설을 모두 제거할 수 있는 대레이더 순항 미사일을 사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파페는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그러한 통로를 끊을 것을 예상했을 수도 있다""폭격은 잘 작동할 수 있으나 이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페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를 예로 들었다. 당시 미국이 쿠바 주둔 소련 핵무기에 대한 선제폭격을 고려할 때 "미 공군은 목표물의 85%를 파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모든 목표물 파괴 실패 가능성이 케네디 대통령으로 하여금 해상봉쇄와 외교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란의 경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가 모든 것을 얻을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라며 "그것이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노스롭 그루먼이 제작한 B2 폭격기는 현재 20대가 운용 중이며, 각 폭격기는 2개의 MOP를 실을 수 있다. 연료 없이 날 수 있는 거리는 11000km, 공중급유 1회 시에는 19000km로 전 세계 거의 모든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시작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테헤란 지역에서 50대 이상의 제트기가 동원된 새로운 공격으로 원심분리기 생산 현장과 무기 공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브렌트유는 1.4% 떨어진 75.65달러에 거래됐으나, 유가는 여전히 4개월래 최고치에 가깝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