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우려에 신조선 4척 현대중공업·한화오션에 맡겨, 2026년 인도 예정

◇ DHT, 에네셀에서 두 번째 VLCC 인수...한국 조선소 VLCC 22척 보유
DHT홀딩스(대표: 스베인 막스네스 하르피엘드)는 이번에 2018년 현대중공업에서 만든 '파팔레모스'호를 1억 800만 달러에 사들였다. 2022년에는 자매선인 '마리아 P 레모스'호를 약 9450만 달러(약 1298억 9000만 원)에 인수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DHT가 한국에서 만든 VLCC를 모두 22척 보유하게 된다.
파팔레모스호는 길이 333m, 너비 60.04m, 헐수(물에 잠기는 깊이) 22.62m에 총톤수 16만555t, 재화중량톤(선박이 운반할 수 있는 최대 적재량)가 31만9191t인 초대형 유조선이다.
해운업계에서는 DHT가 미국 항구에서 중국산 선박에 높은 수수료 등 제재가 예상되자, 올해 초 중국에서 만든 VLCC 2척을 팔고 한국산 선박 중심으로 선대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플래쉬247은 "DHT가 미국의 중국산 선박 제재 신호에 따라 중국산 VLCC를 모두 처분한 첫 VLCC 선주사"라고 밝혔다.

◇ 신조선 4척, 현대중공업·한화오션에 맡겨...2026년 인도 예정
DHT는 한국 조선소에 VLCC 4척의 건조를 발주했고 2026년에 받을 예정이다.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2척씩 건조하고 있으며 한 척에 평균 1억 2850만 달러(약 1760억 원)에 이른다. 이들 새 배는 연료 효율과 배기가스 줄이기에 신경 쓴 최신형 VLCC로, DHT의 선대 경쟁력 높이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해운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DHT가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에 맡긴 VLCC는 모두 옵션을 포함해 최대 8척, 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 제재 우려, VLCC 시장 재편 빨라져
미국 무역대표부는 최근 중국 조선·해운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며, 중국산 VLCC가 미국 항구에 들어올 때 한 척에 최대 1억 달러(약 1730억 원) 넘는 수수료가 붙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세계 선주들은 중국산 선박을 팔고 한국·일본산 선박 중심으로 선대를 바꾸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DHT의 이번 인수와 신조선 발주는 미국 제재 위험에 대응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은 최근 VLCC 신조선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국제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기술력과 수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