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조선 21위' 인도의 도전장… HD현대·한화오션 손잡고 '세계 5위' 정조준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조선 21위' 인도의 도전장… HD현대·한화오션 손잡고 '세계 5위' 정조준

4조원대 기금 조성해 금융·수리·인력 등 전방위 육성… 2047년까지 '글로벌 Top 5' 목표
'그린 수소 허브' 등 친환경·디지털 전환에도 박차… 단순 건조 넘어 '미래 시장' 선점 포석
인도 정부가 3조원대 기금을 조성하고 HD현대·한화오션 등 한국 기업과 손잡고 세계 5위 조선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현재 세계 21위인 인도는 2047년까지 조선·금융·수리 등 해양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육성할 계획이다. 사진=머니컨트롤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정부가 3조원대 기금을 조성하고 HD현대·한화오션 등 한국 기업과 손잡고 세계 5위 조선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현재 세계 21위인 인도는 2047년까지 조선·금융·수리 등 해양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육성할 계획이다. 사진=머니컨트롤
인도가 세계 조선 강국인 한국, 중국, 일본에 도전하기 위해 해양 산업 전반을 키우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세계 21위 수준인 자국 조선업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고자 한국 조선사와 합작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세계 조선 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19일(현지시각) 머니컨트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자국을 세계적인 조선 및 해상 서비스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국가 차원의 준비에 나섰다. 이번 구상은 해양 개발 기금 조성, 조선업 지원 제도 개편을 포함하며, 선박 건조부터 수리, 금융, 보험, 기술 인력 양성, 분쟁 해결, 친환경·디지털 전환까지 해양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른다.

한 소식통은 민트지를 통해 "인도가 단순히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넘어 금융, 보험, 관리 및 분쟁 해결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가치 사슬의 모든 중요한 격차를 메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현재 세계 조선 시장은 중국, 한국, 일본이 90% 넘게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신규 수주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반면 인도의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에 머물고 있다. 이에 인도는 기존 조선 보조금 정책(SBFAP)을 대폭 확대한 'SBFAP 2.0'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10위, 2047년까지 5위권에 진입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 '롤모델'은 한국… HD현대·한화오션과 VLCC 건조 논의


이러한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는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체 및 금융기관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합작 투자(JV)를 설립해 한국 같은 선진국의 해운 금융 모델을 자국에 도입하려 한다. 특히 인도 코친 조선소는 한국의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과 초대형 유조선(VLCC) 건조가 가능한 대형 조선소 설립을 위한 합작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의 계획은 단순한 선박 건조에 그치지 않는다. 코치, 뭄바이, 첸나이, 콜카타, 바디나르 등 5개 지역에 새로운 선박 수리 중심지를 구축하고, 무관세 수입을 위한 자유 무역 창고와 인도 국제 해상 분쟁 해결 센터(IIMDRC) 설립도 함께 추진한다. 또한 마하라슈트라주 같은 일부 주에서는 따로 지역 정책을 마련해 조선·수리·재활용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정책 실행을 위해 2500억 루피(약 3조 9650억 원) 규모의 해양 개발 기금도 조성한다. 중앙정부가 49%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13개 주요 항만, 공기업, 금융기관 등이 채우는 방식이다. 연안 및 내륙 해운에 선주상호보험(P&I)을 제공할 국내 해상 보험 기관 '인디아 클럽' 설립도 검토한다.

◇ 단순 건조 넘어…'친환경·디지털' 미래 시장 정조준


나아가 인도는 친환경·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캔들라, 파라디프, 투티코린 등 3개 항구를 '그린 수소 허브 항만'으로 지정하고, 항만 디지털화와 더불어 그린 수소, LNG 같은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민간 부문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인도 가든리치 조선소는 독일 카르스텐 레더, 아랍에미리트 에리즈 마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L&T는 노르웨이 DNV와 조선 및 항만 기반 시설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의 발전은 인도의 새로운 조선업 임무 아래 더 큰 추진의 일부"라며 "우리는 단순히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스퍼 해운의 푸시판크 카우시크는 "외국인 투자와 기술 이전에 대한 명확한 정책 추진이 세계 선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인도를 세계 조선 지도에 확고히 올려놓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