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규모 3억 9500만 링깃(약 1277억 원) 예상
100만 명 구독자 기반·렌탈 시장 20% 점유...2024년 이익 75% 늘어, 본사 과반 지분으로 앞으로 성장 동력 확보
100만 명 구독자 기반·렌탈 시장 20% 점유...2024년 이익 75% 늘어, 본사 과반 지분으로 앞으로 성장 동력 확보

쿠쿠인터내셔널은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상장 일정을 두 달 뒤로 미뤘지만, 최근 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으면서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의 승인을 받아 공개 지분을 기존 25%에서 20%로 줄일 계획이다. 최종 조달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공모가를 낮춘 덕분에 쿠쿠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는 15억 5000만 링깃(약 5000억 원)으로 평가받는다.
◇ 구독자 100만 명, 시장 점유율 20%...2024년 이익 75% 증가
쿠쿠인터내셔널은 2014년 말레이시아에 설립된 뒤 정수기 대여 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100만 명이 넘는 활성 구독자를 두고 있으며, 지역 가전제품 대여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처럼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2024년 1~9월 기준 세후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 늘어난 1억 400만 링깃을 기록했다. 매출도 13%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가전제품 대여 시장에서는 코웨이가 앞서가지만, 쿠쿠인터내셔널은 매트리스, 마사지 의자,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을 늘리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호에 CEO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가계 수와 가계 부채가 동시에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돈 대비 가치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가운데, 대여가 생활 수준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IPO 자금, 새로운 가게와 싱가포르 진출에 쓴다
쿠쿠인터내셔널은 이번에 모은 돈을 현금이나 휴대가 가능한 새로운 가게를 열고, 싱가포르로 사업을 넓히는 데 쓸 계획이다. 한국 쿠쿠홈시스가 과반 지분을 가져 앞으로도 성장 동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는 올해 60건의 기업공개 목표를 세웠고, 올해 들어 16건의 상장이 이뤄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말레이시아 증시가 경제가 잘 나가고 있고, 정부 정책과 간단해진 상장 절차 덕분에 활기를 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경제성장률은 올해 4.5~5.5%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쿠쿠인터내셔널의 말레이시아 상장이 소비주 수요와 지역 대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말레이시아 가전제품 대여 시장이 해마다 10% 넘게 성장하고 있고, 정수기 보급률은 25%,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10% 수준에 머물러 앞으로도 성장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쿠인터내셔널은 이런 시장 환경에서 제품을 다양화하고 구독자 기반을 넓혀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쿠쿠홈시스는 최근 코웨이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등 법적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말레이시아 자회사의 성장세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호에 CEO는 "비즈니스 기초가 외부 충격에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며 "대여 부문에서 반복해서 들어오는 수익이 압박을 덜어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쿠쿠인터내셔널의 상장은 말레이시아 증시의 활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가전기업이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