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절 수출규제 비판…"'미국 기술'로 세계시장 주도해야"
업계선 '과도한 규제' 비판도… 엔비디아·화웨이 CEO 이견
업계선 '과도한 규제' 비판도… 엔비디아·화웨이 CEO 이견

트럼프 행정부의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의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은 칩 설계에서 우리보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화웨이가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 규제를 우회하는 데 이미 능숙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화웨이가 GPU 생산에는 제약을 받지만, 곧 완제품 하드웨어 수출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색스 의장은 "화웨이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점을 우려해야 한다"며 "아직 그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나친 규제는 자충수… 美 기술 표준 삼아야"
색스 의장은 이런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세계 시장에 미국 제품 판매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면, 훗날 '시장을 독차지할 수 있을 때 왜 미국 기술 체계를 확고히 하지 않았는가'라며 자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색스 의장은 이런 우려가 과거 정책을 바꾸는 배경이 됐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GPU 수출 제한 규정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은 타당한 정책 목표지만, 우방과 동맹국으로의 수출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미국의 기술 체계를 국제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색스 의장은 강조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확보하고, 세계가 선택하는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며 "과거의 규제가 미국 칩의 중국행을 걱정한 나머지 우리 기술 산업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 동맹국은 中 압박 동참… 업계선 '이견'
미국의 기술 동맹국들은 중국 압박에 가세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 정부의 압력에 맞서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화웨이에 칩 수출을 막았다. 반면 미국 거대 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 신생기업인 스타게이트는 첫 해외 데이터센터를 아랍에미리트에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는 최근 자사 GPU 성능이 미국 최고 제품에 비해 한 세대 뒤떨어진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이 필요 없는 여러 AI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화웨이 제품이 충분히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역시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중국 연구자들이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세계가 중국 과학자들이 이룰 혁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