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가 마침내 22일(이하 현지시각) 첫선을 보인다.
테슬라는 본사와 기가팩토리5가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이날 자율주행 전기차 모델Y를 활용한 시범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무인 택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테슬라 버전 ‘로보택시’, 모델Y로 첫 시범 운행
테슬라가 이번에 선보인 로보택시는 기존 모델Y 차량에 자사의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형태다. 총 20대 미만의 모델Y 차량이 오스틴 시내 특정 구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며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지만 조수석에는 차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안전요원이 탑승한다. 이 차량에는 총 8개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으며 기존 시판 중인 모델Y 차량과 동일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앞으로 두 가지 전용 로보택시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는 소형 금색 세단인 ‘사이버캡’, 다른 하나는 다인승 차량 ‘로보밴’으로 두 차량 모두 운전대와 페달이 없고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인 택시 시장 판도 변화 예고
현재 미국에서는 알파벳의 ‘웨이’와 아마존 자회사 ‘죽스’가 로보택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등에서 매주 25만건 이상의 유료 운행을 현재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이에 맞서 자사 기술력을 시험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차량이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최대 10조달러(약 1경3740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해 왔으며 아크인베스트도 오는 2029년까지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의 시장 규모를 9510억달러(약 1경307조원)로 추정했다.
◇회의론도 여전…“가치 과대평가”
일각에서는 이같은 전망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테슬라 전 사장이자 현재 GM 이사로 활동 중인 존 맥닐은 “자율주행차 시장에 여러 기업이 진입할 여지는 있지만 1조달러 시장이란 추정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게리 블랙은 “현재 테슬라의 시장가치와 실적 사이의 괴리가 크다”며 테슬라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로보택시가 회사 가치 상승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규제 변수
테슬라는 오스틴에서의 시범 운행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안토니오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2026년 말까지 수십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 모드로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자율주행차는 현재 미국에서 주 또는 도시 단위로 규제되고 있어 향후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 일원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테슬라는 응급차 사이렌에 반응할 수 있도록 차량에 마이크를 장착하고 위급 상황 시 원격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