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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이란 핵시설 완전 파괴” vs 정보당국 “핵심은 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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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이란 핵시설 완전 파괴” vs 정보당국 “핵심은 온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완전한 파괴"였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 정보당국은 핵심 시설이 여전히 온전하다고 평가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정보당국은 ‘우리가 정확히는 모른다, 심각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했는데, 난 이 ‘모른다’를 ‘심각했다’로 간주한다”며 “이란은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우리가 한 일을 보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계속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쥐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공습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수십 년 뒤로 돌렸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국방정보국(DIA) 초기 평가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이란의 핵 개발을 3~6개월 정도 지연시켰지만 농축우라늄 재고나 핵심 원심분리기 등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도 같은 평가를 전했다.

◇ 미국 정보기관 내부 갈등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이란 포르도 등 지하 핵시설 세 곳에 대한 공습이 목표 시설 붕괴에 실패했다고 봤다. 현장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일부 건물은 외부 피해 흔적만 있을 뿐 핵심 설비는 그대로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은 “우리가 본 모든 자료에 따르면 폭탄은 정확히 목표를 타격했고, 그 결과는 잔해 아래 묻혀 있다”고 반박했다.

캐롤린 fp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평가는 잘못된 정보이며 CNN에 이를 유출한 정보요원은 익명의 하급자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렛빗은 “30000파운드 폭탄 14발이 목표에 정확히 떨어졌는데 파괴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 이란 “IAEA 협력 중단”…의회는 정반대 길


이란 의회는 같은 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전면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란 국영 매체 누르뉴스에 따르면 새 결의안은 IAEA 요원의 이란 핵시설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안전 보장 없이는 어떠한 사찰도 허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나탄즈 등 주요 핵시설에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고 일부 국지적 방사능 유출도 감지됐다”며 “연구용·발전용 원자로는 공격 대상이 아니었지만 일부 지하시설은 구조물이 뚫렸고 우라늄 물질과 화학물질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이스라엘 “복구 시 재공격”…국제사회 긴장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라크,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파괴했고 이는 역사적 승리”라고 평가하며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복구하려 한다면 이스라엘은 다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장 큰 우군”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12일간의 충돌 끝에 미국의 중재로 24일 0시부로 휴전에 돌입했으며 이후 양국의 소규모 로켓 발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공습 중단이 유지되고 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도 정상 운영을 재개했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은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

국제유가도 빠르게 하락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67.34달러로 5.79% 하락했고, 미국산 원유는 65.54달러로 3.97달러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시장의 긴장 완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앤서니 블링컨 전 국무부 장관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 공습은 불필요하고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었다”며 “피해가 실제로 컸기를 바라며, 그 피해가 협상력을 높이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