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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로봇택시 첫 시험 서비스서 연이은 운전 오류…美 안전 당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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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로봇택시 첫 시험 서비스서 연이은 운전 오류…美 안전 당국 우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사우스 콩그레스 애비뉴를 테슬라 로보택시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사우스 콩그레스 애비뉴를 테슬라 로보택시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최근 시험 서비스에 들어간 테슬라의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연이어 운전 실수를 범해 차량 통제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26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 22일 오스틴 시내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한 가운데 초청된 테슬라 팬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차량이 역주행 차로에 진입하거나, 다차로 도로 한복판 또는 교차로에 승객을 하차시키는 등의 장면이 다수 포착됐다.

◇ 차량 통제 실패 영상 잇따라…“첫날부터 충격적”


로이터가 확인한 영상 11건 가운데 일부에는 차량이 좌회전 신호를 켠 채 교차로로 진입한 뒤 직진하며 맞은편 차량 차로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뒤따르던 차량이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차량이 별다른 장애물이 없음에도 갑작스럽게 급제동해 승객이 앞으로 쏠리며 소지품이 바닥에 쏟아지는 장면이 확인됐다.
한 영상에서는 순찰 중이던 경찰차 옆을 지나던 자율주행차가 두 차례 멈춰 서기도 했으며 또 다른 영상에서는 앞에 있던 택배 차량이 후진하자 동승한 안전 요원이 직접 비상 버튼을 눌러 차량을 멈추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대해 필립 쿱먼 미국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 교수는 “시범 서비스 첫날부터 이렇게 많은 운전 오류 영상이 나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운전 제어 기술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 머스크 “내년 하반기 완전 자율주행”…현실은 난항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기술을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으면서 “내년 하반기까지 완전 자율주행 차량 수백만대를 도로에 투입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테슬라는 모델Y를 기반으로 제작한 로보택시 10~20대를 운행 중이며 차량 내에는 여전히 비상 시 개입할 수 있는 안전 요원이 탑승해 있다.

이번 시험 운행은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으로 테슬라는 선택된 이용자에게 정액 4.20달러(약 5800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시범 지역은 제한적이며 차량은 난이도 높은 교차로나 악천후 구간은 피하고 있다.

◇ 美 당국·오스틴시 “안전 우려…테슬라와 협의 중”


로이터는 “이번에 포착된 문제 대부분은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오스틴 시청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문제 영상을 인지하고 있으며, 법적·안전 문제 가능성이 제기되면 즉시 테슬라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과 테슬라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와 GM의 크루즈도 오스틴 도심에서 시험 운행을 하다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 멈추거나 경찰 지시에 반응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크루즈는 지난 2023년 보행자 사고 이후 작년 말 자율주행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백업 운전자나 안전 요원 없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알랭 콘하우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메일을 통해 “일부 정차 장면은 오히려 안전을 중시한 결정일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시속이 너무 낮은 것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라 코클먼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교통공학과 교수는 “6차로 한복판이나 교차로에 승객을 내려주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테슬라가 이런 장면이 촬영되는 걸 원했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