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랫동안 약속해온 로보택시 서비스를 텍사스 오스틴에서 일부 차량에 한해 22일(이하 현지시각) 시험 운행을 시작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8.2% 상승했다.
24일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에 따르면 테슬라 로보택시 서비스는 단 하루, 20여대 규모의 제한적 운행이었지만 시장은 이를 ‘현실화된 미래’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 “100만대 약속” 5년 뒤 20대 출발…그러나 시장은 환호
테슬라는 지난 2019년 “1년 내로 100만대의 로보택시를 운행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실제로는 약속 시점보다 5년 늦은 2025년 6월이 되어서야 겨우 20여대를 도로에 투입했다. 그것도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에 안전 요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제한된 지역을 운행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로보택시 시범 운행이 시작된 직후 테슬라 주가는 8.2%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960억 달러(약 133조7280억원) 늘었다. 머스크 개인 자산도 하루 사이 120억 달러(약 16조71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 “차량 스스로 중앙선 넘어”…규제기관 조사 착수
테슬라의 이번 로보택시 운행은 겉보기에 ‘무사고’였지만 온라인에 공유된 일부 영상에서는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차로로 진입하거나 급정거하는 등 불안정한 주행 모습이 포착됐다. 유튜브 채널 ‘테슬라 데일리(Tesla Daily)’는 20만명 이상의 구독자에게 이같은 장면을 공개했으며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에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슬레이트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 연방정부가 테슬라를 조사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분위기 변화의 배경으로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를 언급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 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 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 ‘에어비앤비형 차량 공유’ 비전…실현 가능성은 의문
머스크는 로보택시를 단순한 자율주행차가 아닌 ‘에어비앤비형 차량 공유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테슬라 차량 소유주가 운전하지 않는 시간대에 차량을 공유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모델이다. 그는 “트릴리언(1조)달러 규모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시점이나 수익 모델은 여전히 모호하다.
슬레이트는 “로보택시가 테슬라의 실질적인 수익원이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지금은 단지 ‘약속했던 미래’가 어쨌든 현실에 일부 나타났다는 점만으로 시장이 환호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