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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쿠슈너, 알바니아 폐소련 군기지에 1조9500억원 투자…호화 리조트 개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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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쿠슈너, 알바니아 폐소련 군기지에 1조9500억원 투자…호화 리조트 개발 나서

이방카 트럼프(왼쪽)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방카 트럼프(왼쪽)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알바니아의 폐쇄된 소련 군사기지를 초호화 리조트로 개발하기 위해 14억 달러(약 1조9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부동산 전문매체 리얼터닷컴이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중해에 위치한 알바니아 사잔섬(Sazan)을 고급 휴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지난 1월 알바니아 정부로부터 예비 승인을 받은 상태다.

해당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승리 이후 본격화됐으며, 예비 승인 역시 취임 직전에 이뤄졌다. 이 계획은 트럼프 일가와 외국 정부 간의 협력 사업 중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중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알바니아 정부는 이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에디 라마 대통령의 대변인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이처럼 유명한 미국 기업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방카는 지난해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세계 최고 건축가와 브랜드들과 협업해 아주 특별한 리조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며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 쿠슈너도 가디언 인터뷰에서 “계획을 보면 자연 환경을 고려한 설계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경 훼손 우려를 일축했다.

사잔섬은 냉전 시기 화학무기 저장소와 벙커, 방공 시설 등으로 사용됐던 군사기지로 현재도 곳곳에 지뢰 및 불발탄이 묻혀 있는 상태다. 이탈리아 언론인 마르지오 미안은 2024년 현지 취재에서 “섬 곳곳에 해골과 뼈 모양 경고판이 있으며, 정해진 경로 외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알바니아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군 병력을 투입해 폭발물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며, 리조트 부지 내 무기 제거도 사업 승인 이후 계속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섬 일부가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돼 블로라 지역에서 페리로 접근 가능해졌으며 정부는 이 일대에 외국인 부유층을 위한 공항 건설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 아그론 셰하이는 “관광산업은 중요하지만, 이번 사업은 총리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불투명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잔섬에서 관광 가이드를 맡고 있는 아르벤 콜라는 “현재의 생태관광 방식이 자연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대규모 개발은 이 균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