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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와 무역협상 즉시 중단"...디지털세 부과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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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와 무역협상 즉시 중단"...디지털세 부과에 강력 반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사진을 찍은 후 현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사진을 찍은 후 현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캐나다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해 디지털 서비스세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을 즉각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가 유럽연합(EU)을 따라 했다”면서 디지털세 부과를 “터무니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극단적인 세금에 따라 우리는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을 즉시 종료한다”면서 “앞으로 7일 이내에 캐나다가 미국과 교역을 할 때 적용받게 될 관세율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해당 게시물에서 캐나다의 조치가 미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법으로 디지털 서비스세를 통과시켰고, 오는 30일 첫 세금 납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다수 기업은 해당 세금이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키고 미국의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반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캐나다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캐나다의 디지털세 도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그들이 바보 같은 결정을 했다”면서 “캐나다가 태도를 바로잡을 때까지 미국은 모든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C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 간의 오랜 동맹적 무역 관계가 갑작스럽게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두 나라는 수십 년간 서로의 최상위 교역 파트너로서 긴밀한 경제 협력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 간의 상품 교역 규모는 약 7620억 달러에 달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디지털세 도입에 반발해 모든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간 오랜 경제 협력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급작스런 발언 직후 캐나다 달러는 0.5% 넘게 하락한 뒤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캐나다의 주요 주가지수도 하락했고, 특히 국경 간의 물류에 의존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 구스 등의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캐나다의 디지털세는 2022년까지 소급 적용되는 조치로, 오는 30일부터 첫 납부가 시작될 예정이다. 해당 세금은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미국 대형 기술기업을 포함한 대내외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정부는 이달 초, 미국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금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조치를 소급해 적용하는 것은 명백히 불공정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정부가 선의의 표시로 세금 집행을 멈추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가 무역법 301조에 따라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개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 규모를 조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나다의 주요 경제 단체들과 일부 정치인들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디지털세 도입 철회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