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CEO, 구글·오픈AI 핵심 연구진 빼오기 총력전, 세계 최고 인재 50명 '리스트' 직접 작성
28세 왕 알렉산드르 19조 원에 영입···"미국 최고 AI연구소 수혈" 목표
28세 왕 알렉산드르 19조 원에 영입···"미국 최고 AI연구소 수혈" 목표

이런 가운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고 AI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최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The List(더 리스트)'라고 불리는 AI 연구자 명단을 수개월에 걸쳐 직접 작성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AI 분야에서 가장 재능 있는 엔지니어와 연구자들로 구성된 이 명단을 바탕으로 1억 달러(약 1360억 원) 규모의 연봉을 제시하며 영입전을 벌이고 있다. 실리콘밸리 최고 연구소에서 소수의 슈퍼스타들을 빼내려는 이 '인재 경쟁'에서 저커버그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는 없다는 평가다. 메타의 억만장자 CEO는 인간보다 똑똑한 초지능 AI에 중점을 둔 회사의 새로운 연구소에 이들이 합류하기를 원하고 있다.
◇ CEO들이 인재 쟁탈전 주도
저커버그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메타 임원 두 명과 함께 '채용 파티'라는 그룹 채팅방에 참여해 수백 명의 후보자와 그들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많은 후보들이 팰로앨토와 타호호수에 있는 저커버그의 자택에서 열리는 회의에 기꺼이 응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 28세 왕 알렉산드르, 19조원에 영입
저커버그가 직접 선별한 슈퍼인텔리전스 팀의 리더는 28세의 왕 알렉산드르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근무한 중국계 이민자 물리학자의 아들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창업을 꿈꿔온 그는 자신의 회사 스케일AI를 140억 달러(약 19조 1000억 원)에 메타에 매각하며 역대 가장 비싼 인재 중 한 명이 됐다.
'더 리스트'에 포함된 인재들은 대부분 20대와 30대로, 버클리나 카네기멜론 같은 명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나 런던의 구글 딥마인드에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다중양식 시각 언어 연구자인 루카스 베이어, 자동 음성 인식 전문가인 유 장, 대규모 머신러닝 전문가인 미샤 빌렌코 등이다.
베이어는 구글 브레인과 딥마인드에서 6년간 연구 과학자로 근무한 후 지난해 동료 2명과 함께 취리히에 오픈AI 사무실을 열었으나, 최근 저커버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메타 합류를 결정했다. 그는 엑스(X)에 "메타에 합류할 것"이라며 "1억 달러를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오픈AI의 공동창립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최고 연구 책임자인 마크 첸을 포함해 이 분야의 거물들을 영입하려는 노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WSJ는 전했다. 8자리, 때로는 9자리에 이르는 연봉은 매력적이고 저커버그의 영향력은 눈부시지만, 메타의 생성 AI 분야에서 뒤처진 경력 때문에 일부 채용 담당자들은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극소수 인재들의 '문서화되지 않은 노하우'
이들 AI 연구자들이 이토록 높은 대우를 받는 이유는 극도의 희소성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은 매우 작으며, 이들의 서로에 대한 충성심은 회사를 초월한다. 메타로 이직을 고려하는 동안 이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미래를 계획하며, 누가 '더 리스트'에 있는지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AI에 가장 뛰어난 소수의 연구자들은 복제가 거의 불가능한 '문서화되지 않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경쟁 연구자들은 샌프란시스코의 같은 그룹 하우스에 거주하며, 다음 세대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논문들을 논의한다. 일부는 팀 단위로 이직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는 현재 고용주로부터 호화로운 역제안을 받기 위한 협상 카드로 '더 리스트'에 오른 자신의 위치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만 메타가 AI에 투자할 예정인 금액은 약 700억 달러(약 95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은 이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하드웨어 투자 비용에 비하면 이들 인재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셈이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알렉세이 에프로스 교수는 "제 학생들과 박사후 연구원들의 목표는 결코 멋진 일을 해서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며 "멋지고 흥미롭고 중요하면서도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 해결에는 돈과 연산 능력이 필요하며, 메타·오픈AI·구글은 이 둘을 모두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