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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과 중국, 서로 닮아가는 두 강대국…NYT "트럼프 미국, 중국식 모델 닮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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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과 중국, 서로 닮아가는 두 강대국…NYT "트럼프 미국, 중국식 모델 닮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미국이 중국의 정치·경제적 통치 모델과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국의 정치 체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산업정책과 애국주의, 자유 억압 등에서 유사한 흐름이 뚜렷하다는 것.

1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 중인 미국인 작가 제이콥 드레이어는 이날 NYT에 낸 기고문에서 “중국은 미국을 따라 세계시장에 통합됐고 미국식 기업가 정신과 소비문화를 받아들였지만 정치체제는 변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최근에는 미국이 중국처럼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드레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구호를 언급하며 “미국은 민주주의의 후퇴, 국경 장벽 집착, 표현의 자유 억제 등에서 중국식 모델을 닮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트럼프 진영의 언행과 달리, 실상은 양국이 추구하는 바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 공급망 무기화, 자국 중심주의…정치·경제에서 유사성 뚜렷


드레이어는 양국의 유사성을 여러 측면에서 제시했다. 그는 “중국은 자국의 무역 파트너가 불만을 제기하면 경제적 보복에 나서고 미국은 동맹국을 향해 관세로 압박하거나 펜타닐 문제 등을 이유로 제재를 가한다”고 비교했다.

또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중국몽’은 고대의 번영을 되찾자는 민족주의 구호이고 트럼프의 MAGA는 그 아류”라며 “둘 다 산업을 중시하고, 다문화와 이민자에 배타적이며, 군사 행진을 선호하는 지도자가 이끄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의 실용적 동맹을 중시하며 주변국에 영토분쟁을 강하게 제기하는데, 트럼프 역시 캐나다와 그린란드 병합을 주장하고 ‘멕시코만’을 개명하려 했다”며 “동맹보다 국익 중심의 일방주의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 "중국 산업정책은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미국은 정반대"


드레이어는 중국이 채택한 일부 정책은 미국도 참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과학기술과 교육, 인프라, 청정에너지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고속철과 도로망을 갖춘 첨단 도시를 만들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근 처음으로 줄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성과는 단지 민주주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국가적 집중력, 국민의 노력 덕분”이라며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인프라, 공공안전, 청정에너지, 반도체 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드레이어는 “중국은 미국의 모델을 받아들이되 자국 시스템을 고수하며 성장에 성공했다”며 “미국도 중국의 성과를 일부 참고하되, 헌법과 민주주의 등 자국의 근본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길을 계속 간다면 트럼프 이후 미국은 ‘다시 위대해지는’ 대신 오히려 더 약해질 수 있다”며 “학생이 선생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