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가스 자립 목표... 현지 기업 NPCC, 핵심 EPC 연이어 따내며 독주 체제 굳혀
맥더모트·페트로팩 등 고배… 2028년 본격 생산, 세계 에너지 시장 영향 주목
맥더모트·페트로팩 등 고배… 2028년 본격 생산, 세계 에너지 시장 영향 주목

이번 사업은 UAE의 통합 움 샤이프(um Shaif) 가스캡 개발 사업이다. 1958년 찾아낸 아부다비 최초의 해상 유전이자 지금도 핵심 에너지원인 이곳의 가스캡(원유층 상부 가스층)을 개발하는 것이다. 아드녹(ADNOC)은 이 사업으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대규모 가스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달마(Dalma), 하일 & 가샤(Hail & Ghasha) 등 다른 초대형 사업과 함께 UAE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아부다비는 가스 생산량을 대폭 늘려 카타르에서 들여오는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2020년대 말까지 지역의 핵심 가스 수출국으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가스 기반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고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 현지화 앞세운 NPCC, 핵심 공정 휩쓸며 '대세'로
NPCC는 2022년 약 9억 4600만 달러(약 1조 2857억 원) 규모의 움 샤이프 장기 개발 1단계(LTDP-1)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모기업인 NMDC 에너지 이름으로 26억 달러(약 3조 5341억 원) 규모의 추가 EPC 계약까지 맺었다. 이로써 NPCC는 신규 플랫폼과 해저 파이프라인 등 핵심 공정 대부분을 맡으며 압도적인 우위를 다졌다. 특히 계약 금액의 75% 이상을 현지 경제에 되돌리는 ICV(현지화) 프로그램 실적을 아드녹이 높이 평가했다.
미국의 맥더모트 인터내셔널과 영국의 페트로팩-이탈리아 사이펨 연합(컨소시엄) 등 다른 세계적 기업들도 강력한 경쟁자로 나섰다. 맥더모트는 한때 약 20억 달러(약 2조 7190억 원) 규모의 계약 수주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고, 페트로팩/사이펨 연합은 과거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내 막판 협상까지 갔다. 하지만 현지화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앞세운 NPCC에 주요 패키지를 내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한국 기업을 비롯한 아시아권 EPC 업체들도 입찰에 관심을 보였지만, 지금은 NPCC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다소 밀린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 2028년 생산 목표…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 바꾸나
움 샤이프 사업은 하루 5억 입방피트(500 MMcfd)의 가스를 추가 생산하며, 신규 가스 처리 플랫폼, 분리 시설, 라이저 플랫폼, 유정 플랫폼 등을 짓고 해저 파이프라인과 케이블을 설치하는 대규모 공사를 포함하고 있다. 아드녹은 입찰 평가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물론, 현지화 기여도와 환경·안전 기준 준수 여부를 중요하게 살핀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입찰은 2025년 하반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해 2026년 본계약을 맺고, 2028년에서 2029년 사이 본격적인 가스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사업의 향방에 따라 중동과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 또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