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겸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흑인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혐의로 차별 소송에 휘말렸다.
이 직원은 “백인 직원들의 지각은 눈감아줬으면서, 딸의 심장이식 수술로 인한 지각을 이유로 자신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각)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전 스페이스X 직원 엘타비어스 라이스(38)는 인종차별과 보복성 해고를 이유로 회사를 상대로 50만 달러(약 696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라이스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본사 캠퍼스에서 자재 검사원으로 근무해왔다.
◇ “백인 직원은 봐주고 나는 해고”…소송 배경
라이스 측 변호사 스테퍼니 페레스는 “스페이스X는 지각에 대해 백인 직원들에게는 관대했고 라이스에게만 ‘포인트 시스템’을 엄격하게 적용했다”며 “이는 차별이자 보복”이라고 밝혔다.
포인트 시스템은 지각이나 무단결근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고 누적될 경우 징계·해고로 이어지는 인사정책이다. 라이스는 또 다른 내부 고발 사건에서 전 상관에 불리한 증언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인사팀으로부터 표적성 감시와 불이익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 트럼프 “머스크 보조금 끊겠다”…백악관 탈출 후 갈등 격화
스페이스X는 지난해 8월 라이스를 해고했으며 당시 관리자들은 “딸 문제로 휴식을 취해도 된다”고 격려한 바 있었다고 라이스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제기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머스크가 지지 철회를 선언하고 자신이 추진한 감세·지출 법안을 공개 비판하자 “머스크가 역대 최다 보조금을 받은 인물”이라며 “이제 보조금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머스크는 남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며 미국 시민권 박탈과 추방까지 거론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약 220억달러(약 30조6500억원)에 달하는 연방정부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 스페이스X, 다른 차별 소송도 진행 중
이번 사건 외에도 스페이스X는 연방 법원에서 크론병을 앓고 있는 직원을 차별한 혐의로 별도의 소송을 받고 있다. 해당 직원은 화장실 이용 시간까지 관리받았다며 부당해고를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성희롱과 성차별 문제를 제기한 엔지니어 8명이 집단해고됐다며 회사와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